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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로큰롤 할배’ 영화 데뷔 윤수일 “낭만파 할배, 딱 내 캐릭터”

70· 80년대를 호령하던 가수 윤수일이 스크린에 등장했다.

영화 <로큰롤 할배>에서 그는 꿈을 잃은 청년(엠블랙 승호)를 만나 태수(오광록)과 함께 밴드를 만들며 음악을 통해 세대를 넘어 치유와 공감을 전하는 인물이다. 그야말로 ‘로큰롤 할배’ 역할이다. 윤수일은 배우 못지 않은 수려한 외모로 이전에도 영화 출연을 했을 법하나, 실제론 이번 영화가 첫 연기 데뷔작이다. 영화는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도 출품됐다.

폭발력 갖춘 무대 매너, 시대를 앞서간 록사운드를 선보이며 활약했던 싱어송라이터 윤수일은 여전히 ‘현역 밴드맨’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영화 촬영 에피소드와 그의 근황을 직접 물었다.

가수 윤수일. 영화 ‘로큰롤 할배’ 중 한 장면.

- <로큰롤 할배>로 영화에 참여 계기는 무엇인가요?

“우선 제목이 맘에들었고, 감독이 처음엔 ‘카메오’라며 부담없는 조연 역이라고 해서 설득 당했는데 나중에 시나리오가 수정되면서 점점 비중이 늘어나서 주·조연 정도가 된 것 같네요. 어찌보면 속은 거죠(웃음).”

- 70·80년대 활발히 활약하던 시절, 영화에 출연한 적은 없나요?

“제의는 많았는데 실제로 출연한 적은 없었습니다. 젊은 시절엔 음악에 매진해야한다는 생각뿐이었죠. 주로 스타성을 담보로 흥행을 노리는 영화 제의는 많았는데 준비가 안된 가수가 연기로 성공하기 힘들다고 판단했고 연기자들에게 예의도 아니라고 생각해서 고사했었죠.”

- 이번 영화는 어떤 점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나요?

“처음이라 잘 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컸었는데,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이고 특히 젊은 이의 꿈을 응원하는 할배 로커들의 이야기란 점이 매력있게 다가왔었죠. 특히 제가 맡은 ‘일수 할배’ 역은 감독이 평소 느낀 제 캐릭터를 토대로 굉장히 낭만파 할배로 묘사해 줘서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장희 감독과 민호기 음악감독이 함께 만든 OST 곡들이 아주 훌륭했어요. 그 점도 맘에 들었었죠.”

- 엠블랙 출신 승호라는 후배 가수와 함께 작업한 느낌은 어땠나요?

“승호군 경우엔 뛰어난 재능을 가진 뮤지션인 점에 놀랐었고 영화에 대한 연기자로서의 열정에 감탄했습니다. 피아노 연주 실력은 거의 ‘신동’ 수준이던데요. 기타는 영화를 위해서 몇달간 준비했다고 하고 서울에서 부산을 오가며 감독에게 연기 레슨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 얘길 듣고 저도 자극을 받아서 제 역할이 베이시스트 할배 역할이라 베이스 기타 연습과 연기 연습에 열을 올렸죠.”

‘로큰롤 할배’ 윤수일.

- 평생 록밴드를 이끌어온 뮤지션으로서 영화와 현실과 맞닿는 지점이 있을까요?

“극중의 일수 할배는 유쾌한 낭만 로커 할배이지만 비밀을 가진 조연급 캐릭터입니다. 뛰어난 음악성을 가진 캐릭터로 등장하죠. 저 역시 현재도 밴드맨으로 무대에 서는 만큼 영화 OST 작업에 직접 참여했죠. 감독과 협의해서 이 영화를 위해 새로 만든 ‘Silly Girl’이죠. 제가 외로움을 호소하는 연기 장면에 삽입되었고 엔딩 크레딧과 함께 올라갑니다. 기대해 주세요.”

- 이번 JIMFF 속 음악 페스티벌 야외 공연에도 라인업 되셨습니다. 어떤 무대를 보여주시나요?

“영화 <로큰롤 할배> 덕에 ‘의림서머나잇’에 초대 받게되었는데, 그 동안 사랑받았던 저의 노래들과 함께 영화 OST 곡 중에서 제가 만든 ‘Silly Girl’과 로큰롤 버전으로 편곡되어 영화에 메인 테마곡으로 사용된 김광석의 명곡 ‘나의 노래’를 준비했습니다.”

- 젊은 시절에는 수려한 외모에 가려 오히려 음악성이 과소평가된 느낌도 있습니다. 오히려 요즘 록 마니아들에게 ‘아파트’나 ‘황홀한 고백’ ‘제 2의 고향’ 등은 재평가되고 있는데요?

“감사한 말씀입니다. 음악인으로서 나만의 색깔을 만들어 내려고 평생 노력해왔고, 밴드의 기타리스트 출신이라는 자존감 때문에 늘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만드는데 집중해왔었죠. 그러다 보니 히트곡들은 5분 10분만에 만든 경우들이 많았죠. 당시 강남 아파트 분양 열기 기사를 보면서 ‘아파트를 모티프로 해서 곡을 만들면 재미있겠다’ 생각하던 중 어느날 포장마차에서 실연 당한 친구의 러브스토리를 듣게 되었는데, “방금 헤어진 그녀 집앞에서 서성이다 오는 길인데 아무도 없는 아파트가 너무 슬펐다”는 얘기를 듣고 5분만에 만든 곡이 바로 ‘아파트’입니다.

- 모든 히트곡을 작사·작곡 했는데 저작권료도 상당하죠?

“하하하. 저작권 제도에 대해 감사하죠. 오랜 시간 오랜 곡들을 만들어 왔으니 그 것들이 쌓인거죠. 더욱더 인디 음악인들을 위해선 저작권 제도의 배분율이 창작인들의 경제적 생활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 여전히 현역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그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밴드 음악은 제가 평생 입어온 옷이니 벗을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날마다 새로운 옷으로 멋지게 갈아입고 싶은 생각뿐이죠.”

- 가수 혹은 영화배우로 어떤 깜짝 계획이 있을까요?

“‘로큰롤 할배’라는 타이틀로 전국투어를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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