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16일부터 외교·안보·통상 등 국익에 필요한 최소한 특수활동비만 쓰기로 결정했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년도 특수활동비는 특수활동비의 본연의 목적에 합당한 필요최소한의 경비만을 집행하고 나머지는 모두 반납한다”며 “2019년도 예산도 이에 준하여 대폭 감축 편성한다”고 말했다.
국회는 관행적으로 집행되던 교섭단체와 상임위원회 운영지원비, 국외활동 장도비, 목적이 불분명한 식사비 등 특활비 본연의 목적이나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집행을 즉각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의장단이 국익을 위해 사용할 일부 특활비만 남기고 사실상 특활비를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문희상 국회의장은 특활비를 100% 폐지할 방안을 찾아달라고 계속 요구했지만 유인태 총장은 아무리 노력해도 필수불가결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며 “유 총장이 필수불가결한 부분까지 폐지하라고 하면 국회를 해산하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해서 문 의장이 결국 수용했고 그마저도 최소화해서 집행하라고 강조했다”면서 특활비 폐지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특활비 축소 규모에 대해선 올해 하반기 특활비 예산 31억원의 70~80% 이상을 반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유인태 사무총장은 “꼭 필요한 부분만 남겼을 경우 얼마나 될지 잘 모르기 때문에 액수까지 말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다”며 “꼭 필요한 부분만 했을 경우 얼마 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외교·안보·통상 관련 분야에서 최소한의 특활비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선 국익상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비서실장은 “외교의 통상마찰 같은 것이 있을 수 있고 이런 것들을 의원외교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풀어야할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일일이 항목과 금액까지 공개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이해해달라”고 했다.
국회는 올해 말까지 준비 기간을 거쳐 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특활비의 집행에 관한 정보공개청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다만 2016년 하반기에 사용된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은 취하하지 않고 진행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