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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침묵, 그리고 돌출 행동…답답했던 황희찬 “내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다”

경기가 끝난 후 황희찬(잘츠부르크)은 고개를 푹 숙였다. 팀의 조별리그 1위를 확정짓기 위해 선발로 당당하게 나갔으나 기대했던 골은 결국 터지지 않았고, 팀도 말레이시아에 1-2로 패하며 ‘반둥 쇼크’라는 말까지 들었다. 무엇보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자신에게 나는 화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황희찬이 지난 17일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E조 2차전 말레이시와 경기에서 계속되는 공격 득점 실패에 아쉬워하고 있다. 반둥 | 연합뉴스

황희찬은 지난 17일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 자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2차전 말레이시아와 경기에서 패한 뒤 풀 죽은 모습으로 믹스트존으로 빠져 나왔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내내 황희찬은 제대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황희찬은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고 이겨야 하는 경기였는데 부족했던 부분이 많았다. 패해서 굉장히 화도 많이 나고 아쉽다”며 “감독님이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고, 선수들도 열심히 하려고 했다. 그런 부분은 긍정적이지만, 경기력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반성하고 지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이날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함께 투톱으로 선발 출장했으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 특히 팀이 0-1로 끌려가던 전반 34분에는 황의조와의 2대1 패스를 통해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았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으로 무위로 돌아갔다.

황희찬은 “경기 전에 자신없는 플레이보다 자신있는 플레이를 하라고 감독님과 형들이 주문을 많이 했는데 조금 긴장했던 것 같다”며 “그래도 이겨내려고 했고 찬스를 만들려고 끝까지 노력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황희찬은 이날 경기 후 비매너 행동으로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종료 뒤 페어플레이의 상징으로 상대 선수와 악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황희찬은 너무 화가 난 듯 악수 세리머니에 참가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고 곧바로 벤치로 걸어나온 황희찬은 코칭스태프의 설득으로 다시 걸아나가 응원해준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다시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황희찬과 이날 선제골 실점에서 실수를 범한 골키퍼 송범근은 결국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기도 했다.

황희찬은 “이런 경기에서는 공격수의 골이 굉장히 중요했다. 도움되는 것을 다 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러지 못해서 나한테 화도 나고 답답했다. 내 자신이 도움이 됐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제 지나간 경기는 잊고 마지막 키르기스스탄전을 준비해야 한다. 황희찬은 “조직력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 선수 개인적으로도 잘 준비하고 그러면 좋은 선수들이기에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남은 경기도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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