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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씨네리뷰] ‘상류사회’ 돈 주고 불쾌감을 사고 싶다면

■편파적인 한줄평 : 2018년에 이런 영화 개봉, 실화냐?

‘인간에 대한 예의’가 기본적으로 없는 영화는 보는 내내 불쾌감을 안긴다. 그러나 그 불쾌감을 위해 일부러 지갑을 여는 관객은 많지 않을 터. 결국 화려한 포스터와 예고편, 스타라인업에 속아 극장에 들어간 뒤 그 ‘못된 심보’를 마주하게 된 관객은 자신이 영화에 기만당했다는 걸 깨닫는다. 마치 영화 <상류사회>(감독 변혁)처럼 말이다.

영화 ‘상류사회’ 공식포스터,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상류사회>는 한때 존경받는 경제학 교수였지만 우연한 기회에 촉망받는 정치 신인으로 급부상한 ‘태준’(박해일)과 그의 아내이자 미래미술관 부관장 ‘수연’(수애)이 국회의사당으로 상징되는 상류사회로 진입하려고 발버둥치는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이 짧은 줄거리만으로도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대충 짐작되지 않는가. 권력을 향한 욕망, 음모, 배신, 복수 등이 차곡차곡 쌓이고, 성매매, 부정부패, 비리 등 상류층의 치부가 자극적으로 그려지는 진부한 공식이 러닝타임 120분간 그대로 진행된다. 풍자나 해학, 전혀 없다. 놀라울 정도로 일차원적인 전개는 지루하고, 욕망 가득찬 복합적 캐릭터도 중후반 갈수록 힘이 떨어져 매력을 잃는다. 특히 결말은 피식 웃음이 날 정도로 허무맹랑하다.

가장 문제는 맥락과 큰 상관 없이 남발하는 베드신 혹은 배우들의 노출신이다. 감독이 성에 대한 상류층의 비뚤어진 욕망을 다루고 싶었다고 쳐도 그 의도에 비해 노출신 분량이 어마어마하게 길고 수위도 넘어선다. 그 잔상 탓에 가장 중요한 영화의 메시지를 까먹고 찝찝한 기분만 남는다.

게다가 노출 장면 속 여성을 다루는 시선도 편협하다. 일부 여성 등장인물들을 의미 없이 성적 소도구로만 사용하거나, 인간의 자존감을 잘못 해석해 보는 이의 미간을 찌푸리게 한다. 올해 개봉하는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다.

완성도가 이쯤되니 열연한 배우들이 안쓰럽게 비친다. 박해일, 수애, 이진욱, 김강우, 라미란, 장소연 등 연기력에선 빠지지 않는 배우들은 100% 제 몫을 해냈지만, 아니 한 만 못하게 됐다. 어쩌면 그들도 완성품이 이리 나왔으리라곤 상상치 못했을 지도 모른다.

그 중에서도 윤제문이 가장 안타깝다. 파격적인 전라 연기를 펼쳤지만, 그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그 결과물을 확인하고 싶다면 오는 29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고구마지수 : 4개

■수면제지수 : 1개

■흥행참패지수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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