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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씨네리뷰] ‘암수살인’ 김윤석X주지훈, 터졌다! TNT급 폭팔력

■ 편파적인 한줄평 : 추석 극장가 빅4, 긴장해야겠네.

첫 만남부터 불꽃이 튀었다. 보는 사람마저 화르르 녹아버릴 정도로 강렬한 화력이다. 영화 <암수살인> 두 주역 김윤석과 주지훈은 기름 위 불꽃처럼 서로 만나자마자 엄청난 흡인력과 힘을 발휘하며 스크린을 잡아먹었다. 이뿐만 아니라 연출력·탄탄한 서사 전개, 모두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덕분에 러닝타임 110분이 순식간에 증발돼 버린다.

영화 ‘암수살인’ 공식포스터, 사진제공 쇼박스

<암수살인>은 형사 ‘김형민’(김윤석)이 여자친구 살해 혐의로 수감된 ‘강태오’(주지훈)가 ‘사실 일곱 명을 죽였다’는 자백 하나에 의지해 피해자도, 증거도 없는 미제 사건들을 파헤치려 분투하는 과정을 담는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속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삼은 영화로, 메가폰을 쥔 김태균 감독이 방송 시청 후 5년 간 끈질기게 취재하며 완성한 범죄실화극이다.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답게 에피소드의 개연성, 현실성을 지키는 것은 물론, 픽션을 더한 캐릭터들에까지 완벽하게 숨을 불어넣으며 생생함까지 얻는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작게 등장하는 인물 하나까지도 그 행동과 선택에 설득력이 있고, 대사 하나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는다.

범죄물의 핵심인 사건 전개에 있어서도 ‘쫀쫀한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천재적인 사이코패스 살인범 강태오와 그의 교란 작전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숨겨진 ‘진짜 살인 사건’을 파헤치려는 형사 김형민의 치열한 두뇌 싸움이 손바닥에 땀을 쥐게 한다. ‘실체조차 확신할 수 없는 살인 사건들을 범죄자의 자백에만 의존해 수사해야 한다’는 명제가 관객에겐 마치 추리소설 속 퀴즈를 풀 듯 호기심을 자극하고 재미를 선사한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김윤석·주지훈의 조합이다. 김윤석은 집안 좋고 돈 많은 형사지만 범인 잡는 사명감에 모든 걸 던지는 ‘김형민’을 아주 담백하면서도 맛있게 연기한다. 거칠고 다혈질로 그려진 기존 형사 캐릭터에 신물이 난 관객이라면, 김윤석이 빚어낸 ‘형사’의 잔잔한 매력을 퐁당 빠져들 수밖에 없다.

주지훈은 또 한 번 인생 캐릭터 경신을 기대케 한다. 종잡을 수 없는 ‘살인 기계’ 강태오를 특유의 날 선 눈빛으로 힘 있게 끌고 간다. ‘건들거리는 연기는 주지훈이 최고’라는 농담이 생각날 정도로, 몸에 딱 맞는 캐릭터를 입었다. 압도적인 연기력을 자랑하는 김윤석에게도 전혀 밀리질 않는다.

이런 두 사람과 꽉 찬 구성이 만나니 필름이 돌아가는 내내 눈 돌아갈 틈이 없다. 이뿐만 아니라 ‘신스틸러’ 진선규, 문정희 등도 제 몫을 해내고, 정종준, 김영웅, 이봉련, 허진, 원현준 등 스크린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얼굴들로 꾸려진 라인업 역시 작품에 대한 호감도를 높인다. ‘적절한 캐스팅’이라 할 만하다.

물론 ‘관객몰이’에 있어선 장애 요소도 존재한다. 혹시나 <추격자>나 <살인의 추억>처럼 피가 낭자한 범죄물을 기대한다면, 조금 심심할 수 있다. 섬뜩한 범죄의 재구성보다는 형사와 살인범 사이 섬세한 심리 싸움에 더 집중하기 때문이다.

황금 캐스팅과 쫀득한 서사,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연출력이 빚어낸 <암수살인>. 추석 극장가 ‘빅4’로 꼽히는 <안시성> <명당> <물괴> <협상> 제작진들에게 분명 위협적인 존재다. 명절 이후 펼쳐지는 제2라운드 경쟁에 있어서 경계할 만한 다크호스이니 말이다. 다음 달 3일 개봉.

■고구마지수 : 0개

■수면제지수 : 1개

■흥행참패지수 :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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