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미 중 무역분쟁 격화···글로벌·한국 경제 영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7일(현지시간)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공식 발표하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경제 전쟁’ 같은 모양세가 됐다.

외신들은 지난 7월 트럼프 정부가 500억달러 규모로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때 큰 우려를 나타 냈지만 이전의 4배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이번 조치로 인해 미중 무역분쟁은 ‘전쟁’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의 주요 3대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영향에 일제히 하락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92.55포인트(0.35%) 하락한 2만6062.1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 대비 16.18포인트(0.56%) 낮은 2888.80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14.25포인트(1.43%) 급락한 7895.79로 장을 마감했다. 세계 1, 2위 경제대국이 경제 분야에서 사실상 전면전에 들어감에 따라 글로벌 경제에도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의 한 삼륜 자전거에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나란히 세워진 모습. AP·연합뉴스

미국이 24일부터 2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의 대미 수출액 중 절반이 미국의 관세 폭탄을 맞으며 경쟁력에 비상이 걸린다. 미국은 현재 중국 수입품에 대해 1097개품목, 500억달러 규모 관세를 매기고 있는데 이번에는 5700여개 제품이 추가되면서 자전거·핸드백·소파·냉장고·이불 등 소비재들까지 포함됐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그 전까지 중국에 대한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도 물러서기 어려운 상태다. 중국 상무부는 18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반격을 천명했다. 예고대로 600억달러 규모 미국 제품 5200여개 품목에 5~25%의 보복 관세를 매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국 수입은 5056억달러에 달하지만 중국의 대미수입은 1299억달러라는 점은 변수다.

두 나라 사이의 갈등이 글로벌 경제에도 큰 쇼크를 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글로벌 경제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전쟁으로 관세에 영향을 받는 수입품 규모가 1000억달러씩 늘어날 때마다 세계 교역이 0.5% 줄고 세계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깎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중소기업중앙회가 중국 및 미국 거래 수출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소기업 영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으로 수출하는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은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부정적 영향’ 예상은 중국과 거래하는 업체(37.3%)가 미국·중국 모두 거래하는 업체(28.6%)나 미국 거래업체(23.3%)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 중국산 자동차 부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가 유리한 국면이 조성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분쟁 본질은 바다를 통한 세력확대를 꾀하는 해양세력인 탈라소크라시(Thalassocracy)와 육지를 통해 영토를 확장하려는 대륙세력인 텔루로크라시(Tellurocracy) 상호간에 기술·산업·금융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제국의 충돌(Clash of Empires)”이라고 진단하고 “구조적 갈등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한 바 있다.

트럼프의 공격이 관세 부과에 그치지 않고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통화 분야까지 확대가 될 경우 글로벌 경제 전체에 영향은 더 크게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