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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전’ 오재일의 깨달음, ‘안타는 마음에서 나온다’

두산 오재일. 이석우 기자

ㄱ의 성적은 타율 2할1푼8리(220타수 48안타) 10홈런 39타점. ㄴ은 타율 3할6푼7리(158타수 58안타) 16홈런 39타점이었다. ㄱ의 OPS(출루율+장타율)는 0.726, ㄴ의 OPS는 1.192이다.

너무도 달라보이는 둘의 성적은 모두 두산 오재일(32)이 올해 남긴 기록이다.

ㄱ의 성적처럼 전반기에는 고전을 거듭했다. 후반기 들어서는 OPS로 넥센 박병호(1.246)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리그의 슈퍼스타급 활약을 했다.

오재일은 최근 몇년 사이 갑자기 뜬 ‘반짝 스타’가 아니다. 2005년 현대 입단 뒤 10년 전후로 백업과 주전을 오가는 시간을 거쳐 이미 2016년부터 2년간 3할대 타율에 매시즌 25홈런을 넘겨 치며 중량감 있는 타자로 입지를 넓히던 터였다.

오재일은 올해 전반기에 왜 그렇듯 힘든 시간을 보냈을까. 오재일은 그간 타격감이 좋을 때면 자신도 정확히 설명이 어려운 ‘템포’와 ‘리듬’에서 답을 내놓고 했는데, 이번에는 그걸 다시 찾기 위해 무척 힘든 길을 돌아온 모양이었다. 온갖 시도를 다했다고 했다.

오재일은 “타격코치님과 상의하며 타격폼을 수십번을 바꿔본 것 같다. 그런데 꼭 폼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고 말했다. 누구라도 보통 슬럼프에 빠질 때면 성적이 좋았을 때의 타격 영상을 보며 변화를 추적한다. 그러나 잘 맞을 때면 볼을 보는 자세부터 팔로스로까지 모든 자세가 잘 나오기 마련이다. 부진할 때면 그 반대다. 타구 결과에 따라 나오는 타격폼이 대부분으로, 실전에서 그 자세를 다시 찾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오재일은 “확실한 변화가 하나 있다면 ‘자신감’이다. 자신감이 있고 없고 차이인데, 그게 있고 없는 것에 따라 흔히 말하는 멘털이랄까. 타석에서의 여유가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재일 역시 자신감의 근원을 단정짓지는 못했다. 올해의 경우, 한 두 개 좋은 타구가 나오면서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았고 더불어 흔들렸던 타격자세도 바로 잡은 것으로 자가 진단을 했다.

사실, 10년을 훌쩍 넘겨 프로 생활을 하면서 지난 시간에는 느끼지 못한 것들이다. 이에 올시즌은 마음이 몸을 움직이고, 또 타격에 작용하는 것들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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