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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동석 클라우드케이트 대표 “세계에 레전드히어로즈 수출…방향이 옳기에 성공 확신”

클라우드게이트 오동석 대표(53)는 올해 들어 아시아 전역을 돌아다녔다. 일본,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웬만한 굵직한 아시아 국가들이다. 스크린 야구 ‘레전드야구존’에 이어 오랜 연구 끝에 출시한 ‘도심형 마이크로 테마파크’ 레전드히어로즈 수출 협상 때문이다.

레전드히어로즈는 레전드야구존을 개발, 보급하면서 축적된 정보통신기술(IT) 기술력과 스포츠를 한데 묶어 창출된 새로운 놀이 공간이다. 국내 매장이 올해 말이면 25개 정도로 늘어난다. 최근 클라우드게이트 본사에서 만난 오동석 대표는 “우리가 레전드히어로즈 초기부터 꿈꾼 해외 진출을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스포츠와 가상현실(VR) 기술이 결합된 비즈니스에서 독창적인 선발주자로서 미국, 중동 등 세계 각국에 레전드히어로즈를 수출하겠다”고 말했다.

클라우드게이트 오동석 대표가 최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직원들의 사진이 걸린 대표이사 사무실 입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올해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에 4곳을 오픈했다. 올해 안으로 총 6~7곳이 영업을 시작한다. 도쿄, 오사카, 히로시마, 고베, 타치가와 등에서 말이다. 마카오에는 1500평 규모 매장을 건설 중이다. 그곳은 레전드히어로즈와 가상현실(VR) 결합 모델이다. 내년 1월이 개장이다. 사막에서 물을 대가면서 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뛰고 있다.”

-일본은 아케이드 게임 종주국이다. 일본 공략을 우선시하는 이유는.

“1억3000만명 인구가 있다. 쇼핑몰 문화가 발전해 있고 여성, 초등학생 등 주요 타깃층도 두텁다. 보수적으로 봐도 한국스포츠테마파크시장보다 4,5배 크다. 아케이드 게임 종주국에서 이기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이길 수 있다. 일본은 검수도 무척 까다롭다. 그걸 통과하면 전 세계 모든 곳을 기술적으로 통과할 수 있다. 어려운 시장에서 어렵게 승부해서 이기면 다른 나라로 갈 때 큰 프리미엄이 있다.”

일본에 오픈돼 운영 중인 레전드히어로즈. 클라우드게이트 제공

-마카오 매장은 대규모다.

“메가시티 모델이다. 공사비만 120억 원이다. 이를 근거로 두바이, 싱가포르, 라스베이거스에 진출하려고 한다. 지금 LA에는 1300평 규모 어린이 매장 개장도 추진되고 있다. 대형 모델이 생기면 자금 조달이 원활해지면서 공격적으로 사업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스포츠시설 복합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 여수엑스포에 모 방송국과 손을 잡고 2400평짜리 매장을 세우고 있다. 건설비만 80억 원이며 레전드히어로즈와 실내스포츠시설이 결합된 모델이 들어간다. 청라에 있는 쇼핑몰에도 매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외국 반응은.

“전 세계 소매시장은 크게 축소됐다. 쇼핑몰도 물건을 사는 것보다는 즐기고 먹고 노는 쪽으로 변신하고 있다. 그런데 실내에서 놀 수 있는 게 다양하지 않다. 한국은 전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실력을 이미 인정받았다. 선진국은 레전드히어로즈를 보고 독특하고 팬시하다고 느낀다. 중진국들은 멋있고 신기하고 선진적이라도 생각한다.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들도 노는 것은 우리보다 더 잘 만들고 돈도 적극적으로 쓴다. 또 세계적으로 기후가 나빠지고 있고 기후에 대한 내성도 약해졌다. 모두 실내에서 먹고 마시고 놀려고 한다. 우리는 지금 30여종 게임을 갖고 있다. 올해까지 50개 안팎으로 늘린다.”

-투자하고 싶은 회사들이 많을 것 같다.

“우리는 먼저 투자를 요청하지 않는다. 투자 회사들이 우리를 찾아오고 있다. 이들은 레전드히어로즈가 해외에서 큰 사이즈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레전드야구존은 미국프로야구(MLB)와 계약돼 있다. 그렇다보니 외국 대형 이벤트 회사와 접촉해 미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논의 중이다. 미국 야구단, 유럽 축구단을 갖고 있는 회사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 외국 비즈니스는 국내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내년 초부터 조금씩 가시화되리라 예상한다. 지금은 새우잠을 자고 있다. 그 때가 지나면 발을 좀 뻗고 잘 듯하다.”

직원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오동석 대표

-한국 브랜드를 수출하면서 보람도 느낄 것 같다.

“보람? 사명감? 느낄 겨를이 없다. 매순간 장대 끝에 서 있는 느낌이다. 우리 걸 카피하려는 나라들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속전속결로 해야 한다. 빨리 전진해서 브랜드 가치를 글로벌화하게 만들어야한다. 미국, 일본 등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일을 하는 경쟁업체가 많다. 하지만 디지털과 스크린스포츠 결합은 우리가 독창적이다. 선발주자로 더 빨리, 더 크게 해야 한다. 지난해 수출액은 300만 달러 정도다. 내년에는 최대 1500만 달러까지 해보려고 한다.”

-내수보다 수출에 역점을 두는 이유는.

“한국 시장은 작아서 독점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 게다가 국내 시장은 작고 경쟁이 심해서 사업이 성숙할 시간을 가질 수 없다. 국내 시장을 보고 치열하게 싸우면서 피투성이가 된 뒤에 어떻게 현해탄, 태평양을 건너겠나. 그래서 레전드히어로즈는 처음부터 해외에서 공격적인 모험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나를 미친 놈 취급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벼랑 끝으로 달려가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고 반대쪽 더 높은 벼랑으로 점프하는 각오로 지낸다.”

-스트레스도 크겠다.

“우리가 가는 방향이 옳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직원들에게도 우리 회사는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우리 회사는 120억 원 정도 투자를 받았고 부채도 20~30억 원밖에 안 된다. 그런데 아무도 하지 않은 독창적인 일을 선도적으로 하고 있고 좋은 성과도 내고 있다.”

-힘들 때 도움을 받거나 영감을 받는 사람들은 있나

“우리 직원들이다. 나는 낮에 회사에 있다. 저녁 외부 활동은 자제한다. 누군가 요청해서 만들어진 식사 자리에 가끔 참석할 뿐이다. 나는 골프도 안 치고 친구들도 잘 안 만난다. 시간 날 때마다 직원들과 논다. 일을 하는데 직원들하고만 잘하면 되지 굳이 외부와 뭔가를 해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 우리 비즈니스는 운칠기삼이 아니라 기칠운삼이다. 기세를 유지하면서 밀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앞단에서 기세가 밀려 후퇴하게 되면 뒷걸음질 치는 아군이 아군을 밟아 죽인다. 초원에서 전쟁을 벌일 때 5000명이 5만명을 이길 수 있는 비결도 결국 기세다. 나는 고의가 아닌 실패는 인정하고 용인한다. 직원들에게도 실수가 나와도 좋으니 모든 걸 도전적으로 투명하게 하라고 말한다. 실수를 숨기면 어디에선가 냄새는 나는데 어디에서 나는지 모르기 때문에 고칠 수 없다. 물론 고의로 한 잘못은 일벌백계한다.”

-직원들이 오 대표가 아니라 오 과장이라고 한다는데

“내 머리에는 카테고리가 100개쯤 있다. 나는 모든 걸 깊숙이 알고 있고 디테일하게 개입하고 있다. 최소한 내년 초까지는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통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웃으면서 일한다. 내가 웃지 않으면 상대는 불안해진다. 힘든 이야기도 외부에서 내 고통을 알지 못하게 웃으면서 한다. 내 발은 냉혹한 세계에 딛고 있지만 이상은 뜨겁다.”

클라우드게이트 오동석 대표가 최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레전드히어로즈 수출 현황과 국제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선명 기자

-자신 만의 경영철학이 있다면

“사업은 단순한 방향을 세우고 그걸 일관되게 밀고가면 된다. 나는 4단계를 지킨다. 첫 번째는 훌륭한 사람, 두 번째는 괜찮은 아이템, 세 번째는 충분한 돈, 마지막은 열심히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하나씩 순서대로 지키면 모든 게 풀린다. 훌륭한 사람이 모여서 좋은 아이템을 만들면 돈을 따라오게 되고 그 뒤에는 더 열심히 하면 된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3번, 즉 돈이 없다고 한탄한다. 돈을 갖고 사람을 데려다가 아이템 만든다? 그건 잘못된 접근법이다. 우리 직원 중 60~70%가 개발인력이다. 우리가 가장 잘하는 분야다. 반면 우리 제일 못하는 게 돈 버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잘 하는 것을 계속 보강해 더 잘하게 할 것이다. 칼날과 에지가 구분이 안 되는 칼은 여러 번 찔러도 크게 효과가 없다. 그러나 계속해서 더욱 더 뾰족하게 칼날을 담금질한 칼은 한방으로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

-자신을 분석한다면

“비즈니스 오리엔티드됐다. 누구에게도 힘들어 죽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목적 지향적이기 때문에 윤택한 개인 삶에는 큰 관심이 없다. 직원, 가정에 대해서는 의무감이 크다. 나는 ‘오너’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내회사’가 아니라 ‘우리 회사’이기 때문이다. 내가 파이를 키워야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더 잘 될 수 있다. 나는 술을 마시는 것 빼고 별로 즐기는 게 없다. 술도 대부분 직원들과 마신다. 그 때도 일에 대한 이야기만 한다. 게임회사 직원들은 술을 먹고 일 이야기하는 걸 재밌어한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오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를 맺는 데 원칙이 있다면.

“나는 피는 진보지만 뼛속까지 장사꾼이다. 나는 공격적으로 일하고 모든 걸 일 중심으로 진행한다. 일을 공정하면서도 영리하게 하는 걸 선호한다.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호형호제하는 것도 싫어한다. 나이, 권력, 학연 등 백 그라운드를 앞세워 일하는 것도 싫어한다. 나는 과거에 살지 않는다. 과거에 먹은 음식을 뱉어서 다시 씹고 또 씹으면 뭐하나. 나는 모든 사람들 똑같이 대한다. 돈이 많다고 권력이 강하다고 우월의식을 갖고 상대에게 뭔가를 강요하는 사람을 너무 싫어한다.”

-구상 중인 차세대 프로젝트가 있다면.

“레전드 파크로 명명된 마카오 매장에는 6개 서브 브랜드가 있다. 레전드히어로즈, 리틀히어로즈, 레전드VR 등이다. 그 중 우리가 앞으로 중점을 두려는 분야는 4~10세 어린이 시장이다. 초등학생과 20대 여성들이 놀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이다. 동남아, 중동에서도 키즈에 대한 니즈가 크다. 내년에는 또 적극적으로 미국 시장을 두들긴다. 미국 시장에 두 개 매장만 연다면 안착할 수 있다. 우리는 외국 매장을 해외 지사가 아니라 현지 법인으로 간주한다. 그 나라 회사처럼 포지셔닝해야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오동석 대표는?

클라우드게이트 오동석 대표는 1965년생이다. 서울 출신으로 경문고등학교와 중앙대학교를 나왔다. 1992년부터 2년 동안 ㈜대양이앤씨에서 광고기획를 담당했다. 한국법령정보센터 소프트웨어 개발실장, ㈜트라이글로우상무이사 등을 지냈고 베이징·홍콩 등지의 온라인 개발 관련 회사에서 최고경영자(CEO)로도 일했다. 클라우드게이트는 2015년 설립됐고 오 대표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실내 스크린 야구 ‘레전드야구존’, 스크린스포츠 테마파크 ‘레전드히어로즈’ 개발 및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클라우드게이트는 한국언론인협회·서비스마케팅학회가 주최하고 한국지속경영평가원이 주관하는 ‘2017 코리아 탑 브랜드 어워드’에서 2년 연속으로 혁신 브랜드상을 받았다. 오 대표는 세계 최대 테마파크박람회 ‘IAAPA 엑스포’, 세계 최대 규모 정보통신기술(IT) 전시회 ‘CES 2018’에 참여해 레전드야구존과 레전드히어로즈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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