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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규현, 9회 동점-11회 끝내기…롯데, KIA에 '기선제압'

9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KIA-롯데전. 연장 11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1타점 결승타를 친 문규현이 동료 선수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직 | 연합뉴스

궂은 하늘은 포스트시즌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겨루는 혈투를 더욱 비장하게 만들었다. 휴일을 맞아 사직야구장을 가득 채운 2만5000명의 관중은 함성소리를 더해 열기를 돋웠다. 포스트시즌까지는 아직 일주일쯤 남았지만, 5위 KIA와 6위 롯데의 한판 승부는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정규시즌 마지막 주 몰린 네 차례의 맞대결에서 먼저 웃은 쪽은 롯데였다. 롯데는 9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IA전에서 연장 11회말 나온 문규현의 끝내기 안타로 11-10으로 이겼다.

3회 한차례 큰 폭풍이 일었다. 0-3으로 뒤지던 KIA가 3회초 대거 8점을 뽑았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2아웃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으나 연속 3안타에 볼넷 2개를 잇달아 내줘 4-3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진 만루에서 KIA 9번 박준태가 우익선상 싹쓸이 3루타를 터뜨려 KIA가 7-3까지 달아났고, 로저 버나디나가 바뀐 투수 이명우에게 적시타를 터뜨려 8-3. KIA는 일찍 승기를 잡는 듯 했다.

롯데의 반격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3회말에 KIA가 투수 3명을 잇달아 바꾸는 동안 4점을 쫓아갔다. 역시 2아웃 이후 집중력이 빛났다. 4-8로 뒤진 2사 1루에서 안타와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고, 안중열과 민병헌의 연속 적시타로 8-7 한 점차까지 뒤쫓았다.

경기 중후반은 양 팀을 대표하는 타자들의 무대였다. 6회말 이대호가 1타점 적시타로 8-8 동점을 만들자, KIA는 최형우가 8회초 1타점 적시타로 한 발 도망갔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활약한 것은 문규현이었다. 롯데는 9회말 1사 2·3루에서 문규현이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9-9를 만들어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 갔다.

연장 10회에도 두 팀은 한 점씩을 주고 받았다. KIA는 연장 10회초 선두타자 박준태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안치홍의 희생 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롯데도 물러서지 않았다. 10회말 전병우의 안타와 상대 실책, 대타 김문호의 번트 안타를 묶어 무사 만루를 만들고 민병헌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연장 11회말, 롯데는 1사 후 대타 한동희가 좌중간 2루타로 출루한 뒤 이어진 1·2루에서 문규현의 끝내기 안타로 결승점을 냈다. 9회말 동점, 11회말 결승점이 모두 문규현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KIA는 선발 임기영을 2이닝만에 내리고 투수를 총 9명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롯데의 끈질기고 무서운 타력에 끝내 무릎을 꿇었다.

롯데는 최근 17경기 14승3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5위와 승차없는 6위까지 올랐다. 11~13일 광주에서 예정된 KIA와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둔 뒤, KT와의 더블헤더와 두산전 3경기 중 2경기를 잡는다면 자력으로 5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경기의 흐름을 끝까지 놓치지 않은 선수들이 집중해 승리했다”며 “어려운 경기들을 이겨내면서 선수들이 뭉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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