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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세속 종교에 보낸 경고장 ‘신의 대리인, 메슈바’

세속화와 세습이라는 함정에 빠진 한국 개신교 대형교회의 민낯을 보여주는 소설이 출간됐다.

‘신의 대리인, 메슈바’(지은이 권무언·펴낸곳 나무옆의자)는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대성교회의 수석장로 김일국의 죽음에서 시작이된다. 교회는 그의 죽음을 지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처리하고 유서는 공개하지 않는다. 김일국 장로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품은 기자 우종건의 취재가 시작이 되면서 교회의 그늘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 소설은 감옥에서 간수가 죄수의 행동을 엿볼 수 있도록 설치한 구멍을 뜻한다는 ‘유다 창문’으로 바라 본 목회자와 대형교회의 모습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있다.

작가는 “책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허구”라며 “설령 실제 인물과 유사한 점이 많다 하더라도 우연의 일치에 불과하다. 실존하는 인물 중 이 책에서 언급한 인물을 창조하는 데 있어 모델이 된 적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 “부패한 목사들은 언제나 신실한 양들의 맹목적인 믿음을 먹고 자란다”며 “이대로 가면 몇 십 년 안에 한국 기독교는 썩은 흙벽처럼 허물어질 것”이라는 직접적인 경고도 한다.

제목에 등장하는 ‘메슈바’는 히브리어로 ‘등을 돌리다’라는 뜻으로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배신하고 믿음을 저버리는 행위를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한다.

현재 한국 개신교에 대한 고발이라는 무거움을 내려 놓더라도 한 남자의 갑작스런 죽음과 이에 얽힌 음모와 진실을 퍼즐 조각처럼 하나씩 파헤치는 이야기로 흥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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