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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백민기, 김태형 집중지도에 ‘프로 1호 대포’로 응답

두산 백민기. 두산 베어스 제공

11일 잠실 SK-두산전. 경기 전,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한 선수를 붙잡고 타격지도에 적잖은 시간을 보냈다.

더그아웃을 찾은 김 감독에게 해당 선수의 훈련 내용에 대해 묻자 김 감독은 방망이를 쥐고 있는 타격 자세에서 손목을 살짝 뒤로 젖혀놓는 동작을 보이며 “아마도 이렇게 반복해서 해볼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로 롯데로 이적한 민병헌의 보상선수 외야수 백민기(28)였다. 백민기는 방망이 끝이 살짝 투수 쪽을 향한 채로 방망이를 쥐고 스윙 하는 과정에서 덮어치는 습성이 있었다. 이에 김 감독은 방망이를 살짝 뉘어 놓고 조금 더 간결하게 스윙을 하도록 유도했다. 오른팔이 몸에 최대한 붙어나오도록 유도했다. 그 덕분인지 백민기는 경기 전 훈련 과정부터 날카로운 타구를 거듭 날렸다.

김 감독은 더그아웃에 앉아서도 백민기의 타격을 유심히 봤다. “다양한 타법이 있고, 정답도 없지만, 기본은 있다. 방망이가 최대한 쉽게 나오도록 하는 게 가장 좋다”고 했다.

백민기는 작은 변화 속에 이날 큰 결과를 만들었다. 백민기는 이날 프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렸다. 2번 중견수로 나온 정수빈이 빠진 뒤 5회 교체 출전한 백민기는 7회 1사 주자없는 상황 볼카운트 2-1에서 SK 투수 정동윤이 던진 낮은 쪽 시속 139㎞짜리 직구를 받아쳐 비거리 130m짜리 좌월 솔로홈런으로 연결했다. 백민기는 8회 3번째 타석에서도 2루타로 타점을 올려 3타석 2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백민기는 성남고-중앙대를 졸업하고 2013년 롯데 5라운드 전체 45순위에 입단했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는 1군 출전 기회가 대수비 등으로 66경기에 불과했다. 통산 45타수 6안타에 홈런 없이 타점도 기록하지 못한 터였다. 그러나 이날 홈런과 적시 2루타로 값진 개인기록을 만들었다.

두산은 3-3이던 8회 나온 김인태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5-3으로 리드를 잡은 끝에 8-3으로 승리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SK와 시즌 상대전적도 8승8패로 균형을 맞췄다.

백민기는 “데뷔 첫 홈런이 나온 것은 얼떨떨하다. 그간 높은 볼에 방망이가 많이 나가 낮게 볼을 보려했는데 운좋게 실투가 와 홈런이 나온 것 같다”며 “그간 오른팔이 떨어져나와 그 부분을 고치도록 감독님이 말씀 많이 해주셨는데, 좋아지고 있다.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백민기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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