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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신라면배 2연패 위해 박정환·이세돌 등 출격

한국이 우승을 거머쥔 제19회 농심신라면배 최종국에서 김지석 9단에게 패배한 커제 9단(오른쪽)이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농심신라면배 정상을 정복하라.”

‘한·중·일 바둑 삼국지’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농심신라면배가 어느덧 ‘청년’의 나이가 됐다. 제2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1차전이 16일부터 19일까지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주중한국문화원에서 벌어지는 것.

농심신라면배는 한국바둑을 세계최강국으로 이끈 대표적 ‘친한(親韓)’ 기전이다. 그동안 19차례의 대회에서 한국은 절반이 훨씬 넘는 12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특히 1회부터 6회까지 6연속 우승을 포함해 12회 대회까지 10회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일본과 중국 바둑을 압도했다.

그러나 이때는 불세출의 ‘바둑 영웅’ 이창호 9단이 버티던 시절로, ‘농심신라면배의 수문장’으로 불리던 그가 노쇠의 기미를 보이면서 한국바둑의 우승도전은 버거워졌다. 급기야 15회부터 18회 대회까지 중국에 4연속 우승을 내주기도 했다. 한국바둑이 중국바둑에 점점 밀리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회가 농심신라면배인 것.

하지만 지난해 한국바둑은 중국의 5연패를 저지하며 정상 탈환에 성공,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다졌다. 다시 한번 한국바둑의 신화를 써 내려갈 출발점이 ‘약관’의 나이에 접어든 이번 대회다.

한국은 랭킹시드를 받은 박정환 9단을 비롯해 국내선발전을 통과한 이세돌·최철한 9단과 안국현 8단, 와일드카드로 대표팀에 합류한 신민준 9단이 출전해 대회 2연패를 노린다. 5명 모두 농심신라면배 대표로 출전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이다.

2년 연속 랭킹시드를 받은 박정환 9단은 14회 대회부터 7회 연속 본선 무대에 오른다. 이 대회에서 7승4패를 기록 중인 박9단은 본선 첫 무대였던 14회 대회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나서 2승을 거두면서 한국팀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대표팀의 ‘맏형’ 이세돌 9단은 선발전 결승에서 백홍석 9단에게 승리해 5번째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성적은 7승3패를 기록 중이다.

신민준·강동윤 9단 등을 꺾고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최철한 9단은 대표팀 명단에 9번째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15승7패를 거둬 19승3패의 이창호 9단에 이어 이 대회 최다승 2위에 올라 있는 최9단은 6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국내선발전에서 6연승을 거두며 대표팀에 합류한 안국현 8단은 13회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출전이다. 베이징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열렸던 제13회 대회에서 2승을 거두며 본인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안8단이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와일드카드로 농심의 부름을 받은 신민준 9단은 본선 첫 출전이었던 지난 대회에서 한국팀 선봉장으로 나서 6연승으로 한국팀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한국 우승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중국은 자국랭킹 1위 커제 9단을 비롯해 판팅위·스웨·구쯔하오·당이페이 9단이 한 팀을 이뤘다. 모두들 국제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 있는 세계챔피언 출신들이다.

일본도 자국랭킹 1위 이야마 유타 9단을 필두로 모토키 가쓰야 8단과 이치리키 료 7단, 쉬자위안 7단, 시바노 도라마루 7단 등으로 팀을 꾸려 제7회 대회 이후 두 번째 우승도전에 나선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농심이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의 우승상금은 5억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을 하면 1000만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원 추가 지급)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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