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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 11개월 연속 연 1.50% 유지···다음 달 예상은?

한국은행이 18일 경기침체 등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11개월 연속 연 1.50%로 유지했다.

경기 성장세가 하향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에 나서면 경기 회복세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던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연 1.25%에서 1.50%로 인상된 후 11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은 금리동결을 예상했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5일 국내 채권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5%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가 최근 국내외 이코노미스트의 금리 인상 전망을 조사한 결과도 18명 중 11명은 10월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18년 10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통위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투자, 고용 등 내수 부진으로 경제의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된다. 설비투자는 8월까지 전월 대비 6개월 연속 감소하며 외환위기 당시 이후 20년 만에 최장기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취업자수 증가폭(전년동월 대비)은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10만명대를 밑돌고 있다.

실업률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업률은 3.6%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포인트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포인트 하락한 61.2%를 기록했다. 고용률은 15세 이상 인구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지난 2월 이래 8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7%로 낮추며 경기 부진 진단을 내린 터라 금리를 올리기는 더욱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1월과 4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했으나 투자와 고용이 예상보다 부진해지자 7월 성장률을 2.9%로 0.1%포인트 낮춘데 이어 이번에도 성장률을 한 차례 더 내려잡았다. 성장률 2.7%은 지난 2012년(2.3%) 이후 최저치다. 내년 성장률 전망은 2.7%로 제시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달 금리 동결 결정이 금통위원들 만장일치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일형 금통위원이 지난 7월 금통위부터 세 차례 연속 소수의견을 내고 있는데 이어 이번달에는 이 위원과 함께 고승범 위원도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연내 마지막 남은 다음달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한은이 금융불균형 심화 우려 등을 들어 연내 금리를 올리겠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왔고 이번 금통위에서도 통화정책방향과 이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을 고려해봤을 때 11월 금리 인상 메시지가 보다 선명해졌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오는 12월에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점도 금리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이 다음달 금통위에서도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한·미 금리차는 연말 1.00%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한·미 간 금리역전이 지속되면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주식시장에 대한 하락압력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 경제 성장 흐름은 7월 전망경로를 다소 하회하겠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통위는 이어 “국내 경제는 설비·건설 투자의 조정이 지속됐으나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대체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며 “고용 상황은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소폭에 그치는 등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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