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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정민 “팬들께 죄송… 이제 그만 오해에서 벗어나고 싶다”

배우 김정민을 만났다. 전 남자친구와 기나긴 법정 다툼을 끝냈지만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그늘이 남아있었다.

지난 7월 서울중앙지법은 김정민의 전 남자친구 ㄱ씨에게 공갈 및 공갈 미수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정민이 본 피해 규모가 적지않고 (피의자의) 공갈 내용이 저질스럽고 불량하다”는 판결로 그의 손을 들어주었다.

배우 김정민이 지난 16일 경향신문 본사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정지윤기자

김정민에겐 상처뿐인 승소였다. 전 남친의 협박에서 벗어난 안도감은 있지만 연예인으로서의 활동이 미지수가 됐기 때문이다.

“사건에 대해 심정적으로 극복했지만 끝이 나도 끝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를 보는 대중들의 시선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잘 헤쳐나가야할 부분이라 생각해요.”

재판은 끝났지만 여전히 그를 향한 악성댓글은 쏟아지고 있다. ‘10억 꽃뱀’이란 단어는 그의 기사 댓글에 어김없이 등장한다.

“사람들은 제 법정다툼을 보면서 ‘10억에 대한 재판’이라 생각하지 ‘협박에 대한 재판을 한다’고 여기지 않더라구요. 재판을 통해 모든 것이 증명됐지만 제 상황이 가혹하다는 건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과거 방송을 통해 김정민은 “나이 차이가 나는 남자친구와 결혼을 염두로 교제 중”이란 말을 공공연히 해왔다.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지만 한때는 진지한 만남이었다.

“사람들의 오해가 남아있는 악플을 보면서 ‘대중들에 다시 돌아올까?’라는 의구심이 생겨요. ‘정말 힘들었겠구나’라는 대반전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10억’이니 ‘꽃뱀’이니 말도 안 되지만 연애를 하다가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건 제가 사죄드릴 일이라고 생각해요. 악플을 볼 때마다 ‘내 잘못도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겸허하게 받아드리는 중입니다.”

배우 김정민.|정지윤기자

김정민은 15년 간 연예 활동을 하면서 한 달도 쉬어본 적이 없는 ‘워커홀릭’이었다. 그러나 사건이 벌어진 후 1년 4개월 강제 휴식을 취해야 했다.

“일이 없어 집에 혼자 있을 때는 ‘그냥 협박 당하고 있을 걸 그랬나?’라는 생각을 하다가 ‘그건 아니지!’하고 퍼뜩 정신을 차려요. 저를 안타깝게 여기는 방송 관계자분들은 피해자가 오히려 생업을 못하게 된 것에 대한 부당함도 알고 계시지만 ‘상처가 큰 예능인이 방송에서 웃고 떠들 수 있겠냐’는 걱정을 하시더군요. ‘상처’라는 건 정상적인 연애를 했을 때 상처라고 하죠. 저처럼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받은 사건은 끝이 나면 훌훌 털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제가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사랑에 대해서는 마찬가지다. 사람이 겁도 나고 두렵겠지만 감정은 변치않을 거라 생각한다.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일까? 나쁜 사람일까?’ 의심하고 따지는 건 사랑 앞에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누군가 저를 속이려고 달려든다면 또 속을 수도 있어요. 한 가지 깨달은 건 ‘이건 아니다, 잘못된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단호하고 냉정해질 수 있는 사람이 되야겠다고 생각해요.”

지난 8월 김정민은 대만 뷰티프로그램 <오, 마이 비너스>의 출연에 출연해 자신의 뷰티 라이프와 탄탄한 복근을 공개해 현지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해당 방송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촬영하기 전에는 엄청 떨렸는데 막상 카메라 앞에 서니 괜찮더라구요. 마치 엊그제 촬영한 느낌이 들엇어요. 즐거웠다기보다 ‘행복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5년 뒤, 10년 뒤 후회하지 않는 삶을 만들기 위해 작은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며 하루하루 살아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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