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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분짜리 드라마로 치매 조기 진단…정확성 95%

7분짜리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것만으로도 치매를 조기 진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나덕렬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최지현 박사, 전북대병원 신경과 김고운 교수는 뇌과학 기반 영상을 통한 치매진단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피험자가 치매를 조기 진단하기 위해 개발된 시나리오로 만든 영상을 보고 있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영상은 생일을 맞은 1명과 파티에 초대받은 6명에게 일어나는 상황을 중심으로 만든 미니 드라마다. 상영시간은 7분에 불과하지만 등장인물, 배경, 소품, 어투 및 억양 등 모든 요소가 개인의 인지기능 평가에 최적화하도록 치밀하게 계산됐다. 검사는 피험자가 드라마를 끝까지 본 뒤 설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360도 카메라로 촬영된 이 드라마는 피험자가 HMD(Head Mounted Display)를 착용한 상태에서 영상을 시청하도록 만들어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또한, 기존 검사는 제한된 시간 안에 여러 단어를 외우는 능력으로 진단했다면, 나덕렬 교수팀은 피험자의 인지기능이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아보는 데 주안점을 뒀다.

영상을 본 피험자의 답변은 통계적 분석을 거쳐 설계된 알고리즘으로 풀어낸다. 연구팀이 주관적 인지기능장애 환자나 경도인지장애환자·치매환자 등 52명을 대상으로 검증한 결과 진단의 정확성을 가늠하는 민감도가 93.8~95.1%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로운 치매진단법으로 피험자가 치매, 경도인지장애, 정상 등으로 감별할 수 있다. 또한, 연구팀은 치매로 발전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를 좀 더 세분화했다.

나덕렬 교수는 “기존 검사는 환자의 긴장도를 불필요하게 높일뿐 아니라 실생활에서 필요한 인지 능력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치매를 완치할 수 는 없지만, 늦출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간편하고 손쉬운 검사를 통해 치매 조기 진단이 이뤄지는 토대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가기술연구회 치매DTC사업단의 지원으로 삼성서울병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공동연구해 개발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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