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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크러쉬-로꼬-비와이 ‘컬래버 장인’ 썸데프 “아이유, RM 등과 작업해보고파”

이미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중심이 가수 못지않게 프로듀서로 옮겨온 것은 꽤 오래 전 일이다. 과거에는 무대에 올라 노래를 하는 가수들에게 주로 관심이 쏠렸지만 지금은 가수가 알려져 있지 않았다 해도 그 작곡가 나아가서는 프로듀서가 누구냐에 따라 많은 음원소비자들의 취향이 결정된다. 그래서 현재 가요계에는 가수 못지않게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 프로듀서’들도 다수 존재한다.

썸데프(Somedef·본명 왕두현)도 그중 한 명이다. 물론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이들의 이름에 비해서는 다소 생경한 이름이다. 하지만 크러쉬, 로꼬, 비와이 등 현재 힙합씬을 뜨겁게 달구는 이들의 이름이 그의 작품 아래 있다. 지난 달 5년 3개월 만에 낸 두 번째 앨범 <썸 데피니션 오브 러브(Some Definition Of Love)>에는 그의 재능과 재기 그리고 색다른 시선이 포함돼 있다. 누구나 들으면 통일된 스타일로 귀에 인장이 찍히는 음악들과 달리 그의 음악에는 서로서로가 낯선 신선함이 있다.

힙합 프로듀서 겸 DJ 썸데프. 사진 WNA레코즈

- ‘썸데프’라는 이름을 모르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소개를 해준다면.

“음악 프로듀서 겸 DJ다. 2013년부터 음반을 냈다. 힙합음악을 하는 프로듀서지만 힙합만 하는 것은 아니다. 패션쇼 런웨이 음악도 만들고, 시그널도 만들고 각종 영상의 음악도 만든다.”

- <썸 데피니션 오브 러브>, ‘사랑에 대한 몇 가지 정의’ 정도로 해석될 듯 한데.

“저를 아는 분들이 듣기에는 조금 낯선 음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오히려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접근하기 쉬운 음악이다. 앨범의 주제는 사랑의 감정이다. 거기서 파생된 몇 가지 주제가 나온다. 슬픔이라 하더라도 아파서 슬픈 게 있고, 짝사랑에 아련함도 있고 여러 감정이 있을 것이다. 곡 별로 다섯 가지 이야기를 꾸렸다.”

- 곡 소개를 해준다면.

“크러쉬가 피처링한 ‘미끌미끌’은 사랑에 완전히 빠진 상태를 은유한다. 그리고 선공개된 곡인 ‘원 플러스 원’은 사랑이 처음 찾아왔을 때의 상황을 의미한다. ‘원 플러스 원(1+1)’이라는 기호가 서로를 바라보는 느낌이 있다. ‘올 굿(All Good)’은 죠지가 피처링했다. 사랑하는 존재에게 위로가 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비와이와는 ‘일교차’를 함께 했다. 권태기, 함께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의 이야기다. 마지막 트랙은 프로듀서 진보가 참여했는데 ‘%’라고 적는다. 해와 달을 비유해 연인이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곡이다.”

- 5년3개월 만의 음반이다. 왜 이리 시간이 걸린 건지.

“혼자 작업하는 뮤지션의 입장에서 빨리 빨리 음원을 내기 힘든 상황도 있고, 2013년 이후 달라지는 음악 스타일을 느끼고 있는데 내 안의 성장에 집중하는 것 같다. 그리고 앨범 외적인 활동으로 다른 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접근을 해보고 싶었다. 이번에는 그런 저의 변화된 취향들이 담겨있다.”

힙합 프로듀서 겸 DJ 썸데프. 사진 WNA레코즈

- 왜 주제가 ‘사랑’이었나.

“사랑 노래하면 한국인들에게는 구슬픈 발라드가 생각날 것 같다. 요즘에야 장르가 다양해졌지만 사랑을 하나의 감정이 아닌 여러가지 감정을 통해 살펴보고 싶었다.”

- 피처링 아티스트들과는 어떻게 만났나.

“제가 즐겨듣는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과 만난 것 같다. 즐겨듣는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을 좋아하고 그렇게 다 연이 닿았다. 사실 경험하지 못했던 분들과의 협업도 기대하고 있다. 아이유씨의 목소리를 좋아하고 아이돌 친구들과의 작업도 재미있을 것 같다. 아이콘 바비, 위너 송민호, 방탄소년단의 RM 같은 친구들의 노래를 들으면 관심이 생겨 함께 하고 싶다.”

- 음원성적에 대한 기대는 있었나.

“물리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지 않나. 잘 되고 안 되고의 기준은 따로 없는 것 같고, 차트에 들어간 음악을 잘 된 음악이라고 하기에도 세상에는 많은 음악이 존재한다. 당연히 차트에 들어가면 좋겠지. 하지만 차트를 보고 만든다는 건 아닌 것 같다.”

- 음악은 어떻게 좋아하게 됐나.

“어릴 때부터 즐겨들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살았는데 부모님이 주말에 청소하시면서 음악을 많이 들으셨다. 그때 힙합을 접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재즈힙합 장르의 노래를 처음 시도했던 것 같은데. ‘애시드 재즈’라는 장르를 통해 외국음악도 많이 들었다.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 건 25살 때라 오래 되지 않았다. 랩과 힙합을 좋아하니 자연스레 가사를 쓰고, 장비를 사서 음악을 시작하게 됐다.”

- 프로듀서가 되려는 지망생들이 많다.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음악을 만들고 싶으면 만들었으면 한다. 컴퓨터가 있으면 만들 수 있고, 장비도 싼 것만 사도 100만원 정도에 맞출 수 있다. 유튜브나 인터넷에 정보가 많다. 많은 과정이 필요하지만 일단 만들어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 어떤 활동을 하고 싶나.

“계속해서 어떤 음악을 할 것인지 많이 고민해야할 것 같다. 다음에는 라디오나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의 프로그램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와도 좋겠다. 음악 프로그램이 많으니 인사를 드리고 싶고, 평소에도 다양한 클럽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찾아와서 한 번 느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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