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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나이와 보직…KIA 떠나는 임창용, 내년에 볼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 제공

임창용(42)이 다른 유니폼을 입고 내년에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까.

임창용은 지난 24일 KIA로부터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KIA가 내년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통보하면서 임창용은 새 팀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찾지 못한다면 은퇴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임창용이 이적하는 데 가장 걸림돌은 아무래도 나이다. KIA가 임창용과 재계약 불가를 결정하면서 밝힌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KIA는 “신·구 조화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정성훈에게 플레잉코치를 제안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구단들의 트렌드와도 비슷하다. 대부분 구단들이 선수가 30대 중후반만 돼도 방출 명단에 올리고 있다. 2~3년새 이어지고 있는 FA 시장 찬바람도 개장 전 평가와는 관계없이 주로 고참급 선수들에게 향한다. 그런 가운데 1976년생으로 올해 1군에서 뛴 최고령 선수 임창용을 영입하고자 시원하게 나설 팀은 없어보인다.

실력이 여전하다면 계속 공을 던지겠다는 선수의 의지도 나이와는 관계없이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임창용에게는 보직이라는 또 하나의 관건이 있다.

KIA가 임창용과 재계약을 포기한 뒤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것은 임창용이 시즌 후반기에 보여준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창용은 7월20일 KT전부터 시즌 종료까지 12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선발 전환 초반인 8월까지는 두자릿수 평균자책을 기록하며 매우 부진했으나 적응한 뒤 9월부터는 7경기에서 4점대 평균자책으로 2승을 거뒀다. 그러나 임창용이 내년에도 풀타임 선발로 활약해주기를 기대하며 선발로 시즌을 준비시키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이미 2017년 시즌부터 임창용이 선발로 뛰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음에도 KIA가 쉽게 자리를 만들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도 임창용을 선발로 기용할 때는 지금과 전혀 달리 ‘마흔이 넘은 선수를 선발로 쓰느냐’는 맹비난이 따랐다.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면 임창용은 불펜에 자리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불펜 보강이 필요한 팀은 결국 올해 하위권에 몰려있다. 당장 중간 계투 한 명을 보강하는 것만으로 완벽한 전력을 꾸릴 수 있는 팀이 아니라면 젊은 투수들을 두고 임창용을 영입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 더구나 임창용은 지난해 마무리로 출발해 실패한 뒤 중간 계투로 이동하면서 거의 매경기 대기하고 팔을 풀어야 하는 상황을 편치만은 않아했다. 흔히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한 베테랑 투수들처럼 지난해부터 선발로 뛰고 싶어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임창용을 영입하는 팀은 2016년 KIA가 계약 당시 감수해야 했던 부담과 비난여론은 거의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

구단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현장에서야 투수가 많을수록 좋겠지만 최근 구단들의 기조로 볼 때 영입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이 큰 선수인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거치며 통산 1000경기 이상 등판한 임창용은 KBO리그에서만 통산 130승을 거두고 258세이브를 기록한 거물급 투수다. 범상치 않은 전력까지 안고 있다. 2016년 영입할 때 불펜 보강과 ‘고향팀’이라는 명분이 있었음에도 KIA는 마흔에 가깝고 해외도박파문 징계 중이던 임창용을 영입한다며 매우 큰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마지막 팀이 될 줄 알았던 KIA를 나와 다른 팀을 찾게 된 임창용이 은퇴가 아닌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면 이는 또 한 번 큰 화제가 될 일이다. 어느 구단이든 영입하려면 거물급 최고령 투수에 대한 부담을 떠안을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이 임창용의 현역 연장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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