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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밍 성폭력 의혹…‘그루밍’의 뜻은?

‘그루밍 성폭력’이라는 단어가 재차 등장했다. 인천의 한 교회 목사가 10대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오면서다.

앞서 피해자들은 6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은 대부분 미성년자였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도록 길들여졌다”며 “ㄱ목사는 피해자들을 성희롱·성추행했을 뿐 아니라 성관계까지 맺었다. 피해자가 최소 26명이다”고 주장했다.

10대 신도 대상 목사 ‘그루밍 성폭력’ 의혹…피해자 기자회견. 연합뉴스

이들에 따르면 해당 ㄱ목사는 “간통죄도 폐지된 마당에 나는 천명의 여자랑 자도 무죄”,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사이니 괜찮다”고 말했다. 또 피해 아이들을 이단으로 몰고 교인들을 이용해 회유하거나 외압을 가했다.

그루밍 성폭력이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적으로 가해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그루밍 성폭력은 앞서 정무비서 김지은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의 1심 무죄 판결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루밍 성폭력이란 그루밍은 주로 아동청소년의 성을 착취하고 유린하기 위해 친밀, 신뢰, 지배관계를 설정하는 행위를 말한다. 아동청소년의 경우 사춘기 시기 신뢰할 인간 관계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 이 때 성인들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한 뒤 관계가 깊어질 시기 관계 유지를 대사로 성적인 요구를 강요한다는 이론이다.

당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 조병구 부장판사는 “안희정 전 지사가 비서 김지은씨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위력이 있다”며 “다만 안희정 전 지사가 고압적으로 권위적 태도로 김지은씨를 비롯한 공무원을 하대라고 위력이나 그 지위를 남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당시 재판부는 “그루밍은 미성년자에게 주로 일어나는 것으로 전문직으로 활동하는 성인 여성의 경우 단기간에 그루밍에 이를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나르시시즘이나 자기연민적 태도를 보여 자신을 지지하거나 흠모하는 여성의 위로를 유도한 것으로 볼 여지는 있지만 위력으로 성관계를 가졌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반면 해당 재판에서 전문심리위원들은 안희정 전 지사가 김지은씨에게 능력을 넘어서는 보직을 준 점, 가벼운 신체 접촉부터 점차 강도 높은 성폭력으로 이행된 점, 보상을 제공한 점, 피해자를 특별히 대접한 점 등을 근거로 김지은씨가 그루밍 상태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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