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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이슈]재일 언론인 “‘BTS 방송취소’ 주요 매체 보도, 그자체가 이례적”

방탄소년단 멤버의 ‘광복기념’ 티셔츠 문제로 한일 양국이 시끄럽다.

지난 8일 오후 방탄소년단의 일본 TV아사히의 음악방송 <뮤직스테이션> 출연이 돌연 무산됐다. 생방송 출연 하루 전 일이다. 일본 방송사 측은 과거 방탄소년단의 멤버 지민이 입었던 티셔츠 디자인을 ‘반일’의 시각으로 보고 이를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탄소년단. 사진제공 빅히트엔터

9일 일본 각 언론들은 일제히 이 건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현지에서 활동 중인 재일 저널리스트 김민정씨는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대부분의 언론이 ‘BTS의 멤버가 원폭 이미지가 담긴 티셔츠를 입은 것이 문제돼 방송 출연이 취소됐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그중 아사히 신문만이 ‘티셔츠에는 한국 광복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전한다.

그는 이번 보도의 주목할 점에 대해 “아이돌 그룹의 방송 취소 사실이 각 언론사의 주요 뉴스가 된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최근 일제강제징용 재판 이후라 민감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13, 14일 도쿄돔을 시작으로 전역을 도는 ‘LOVE YOURSELF’ 일본 돔 투어를 개시한다. 이번 사건으로는 공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티켓은 매진됐으며 현재 ‘방탄소년단 방송 취소’에 맞서 일본 ‘아미’들의 결집도 눈에 띈다. 일본 아미들은 ‘#BTSの日本活動を永遠に應援します’(BTS의 일본활동을 영원히 응원합니다)라는 SNS 해시태그를 달며 결속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팬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비교적 이성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한 일본팬은 “사람들이 사건의 진실을 모르고 언론이 말하는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티셔츠 디자인은 ‘독립을 이루었다’는 의미다. 애국심과 반일은 같은 뜻이 아니지 않는가”라며 이번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현지 오피니언 리더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저마다의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유명 병원 ‘타카스 클릭닉’의 원장이자 방송인 타카스 가쓰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들(방탄소년단)이 원폭피해자에게 사죄하면 팬이 될텐데…”라는 트윗을 올렸다가 일본 아미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해 공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뇌과학자 모기 겐이치로도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 빌보드 연속 1위를 한 BTS가 일본 지상파 TV에 출연한다면 갈라파고스화되기 쉬운 일본 방송이 힘을 얻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일본 방송사는 세계나 넷상에서 바뀌어가는 자신들의 입장을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소신 발언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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