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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으로 아이 잇몸 찌른 ‘악랄한’ 보육교사…무죄 뒤집고 징역 3년

보육 아동 7명의 혓바닥, 잇몸 등 연약한 부위를 사무용 핀으로 찌른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교사가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학대가 교묘하고 악랄하며 상상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피고인은 일말의 반성이 없다”며 1심 재판부가 선고한 무죄를 뒤집었다.

부산지법 형사항소2부(최종두 부장판사)는 15일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ㄱ(30)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해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핀으로 아이 잇몸 찌른 보육교사.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재판부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원장 ㄴ(56)씨에게는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보육교사인 ㄱ씨는 아동을 건강하게 성장시키고 보호할 의무가 있음에도 상당 기간 사무용 핀으로 수십 차례 찔러 큰 피해를 줬다”며 “만 3세에 불과한 아동의 연약한 부위를 골라 찌르는 등 학대 수법이 교묘하고 악랄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어 “특히 몇몇 아동에게는 보호자가 맨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혓바닥, 잇몸 같은 부위를 찌르는 등 일반인이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학대했다”며 “ㄱ씨 범행은 어떠한 동기나 경위로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 아동에게 용서를 구하기보다 아동 부모를 비롯해 수사한 경찰관과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를 모함하고, 법정 구속된 이후에도 일말의 반성하는 기미도 없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ㄴ씨에게는 “직접 학대하지 않았지만 사건 진상을 밝히기는커녕 자신의 책임을 부인하고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본 피해 아동들의 진술에 대해 “피해 아동이 뾰족한 물건에 찔렸다는 특정 행위를 일관되게 진술하고 실제 경험을 말할 때 나타나는 신체 증상이나 진술 태도를 보여줬다”며 “이는 지시나 거짓으로 꾸밀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다”고 증거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검사는 앞선 결심 공판에서 ㄱ씨에게 징역 3년을, ㄴ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판결 직후 피고인 측 방청객 1명은 “이게 판결입니까”라고 소리치며 법정에서 소란을 피워 감치 7일 처분을 받았다.

ㄱ씨는 2015년 12월 21일부터 이듬해 1월 11일까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사무용 핀인 일명 ‘장구 핀’으로 3세 아동 7명의 등, 배, 발 등을 약 40차례 찌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사 항소로 2심이 진행됐고, 지난달 11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재판부는 “피해 아동 7명 진술의 신빙성이 매우 높다”는 법원 전문 심리위원의 의견을 받아들여 “도주 우려가 크다”며 피고인을 법정구속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피고인이 2심 재판 중에 법정구속 된 것은 이례적이었지만, 사실상 ㄱ씨 유죄 선고가 예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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