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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말해주는 김승규 선방쇼…골키퍼 경쟁 한 발 앞서가나

벤투호의 주전 수문장은 누가 될까. 김승규(28·빗셀 고베)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경쟁자들보다 한 발짝 앞서가는 모양새다.

김승규는 지난 17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전·후반 90분을 모두 소화했다. 종료 직전 코너킥 상황에서 마시모 루옹고(퀸스파크 레인저스)에게 동점골을 내준 것이 옥에 티였을 뿐 경기 내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한국의 골키퍼 김승규가 17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슈팅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규의 활약상은 기록이 말해준다. 한국이 호주에 슈팅 숫자에서 4-22로 밀릴 정도로 고전한 가운데서도 무승부로 끝낸 것은 그의 선방쇼 덕택이다. 특히 골문을 향한 호주의 유효슈팅 9개 가운데 실점한 1개를 빼면 모두 막았다. 실점 장면조차 연이은 선방에서 나온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김승규는 톰 로기치(셀틱)의 중거리슛을 몸으로 막아낸 뒤 마틴 보일(하이버니안)의 리바운드슛까지 막아냈다. 그러나 또 다시 흐른 공이 루옹고의 슈팅으로 이어지면서 무실점 기록을 놓쳤다.

김승규는 이날 활약상으로 러시아월드컵에서 조현우(대구)에게 잠시 내줬던 주전 수문장을 꿰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한국 축구의 지휘봉을 잡은 뒤 치른 5번의 A매치에서 김승규에게 가장 많은 3차례의 출전 기회를 줬다. 김승규는 지난 9월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2-1 승리를 이끌었고, 10월 우루과이전에서도 2-0 승리에 기여했다. 김진현(세레소 오사카)과 조현우도 각각 칠레(0-0 무)와 파나마(2-2 무)를 상대로 기회를 잡아 선방 능력을 보였지만 확실한 눈도장을 받지는 못했다.

다만 김승규도 주전을 굳히려면 ‘빌드업’(후방에서 공격을 연결하는 작업)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벤투 감독은 자신이 추구하는 ‘지배 축구’에서 골키퍼에게도 수비수 또는 전방으로 정확한 롱킥을 연결하는 패스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김승규는 호주전에서 전반에는 롱킥, 후반에는 수비수에게 연결하는 패스로 빌드업에 기여했다. 김승규는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보여드리는 게 주전으로 가는 길”이라며 “대표팀에서 주전 경쟁은 당연하다.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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