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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없는 6년…한화의 목마른 후계자 만들기

한화 김범수. 이석우 기자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 류현진은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메이저리거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류현진의 모습에서는 한화 선수로 팀 선발진을 이끌던 지난 시절이 꽤 자주 오버랩된다. 류현진도 한 시즌을 마치고 지난 20일 귀국해서는 짧은 인터뷰 중에도 한화 관련 언급을 했다. “이전에 한용덕 감독님과 통화를 했고, ‘내가 구경을 할 있도록 최대한 많이 올라가시라’고 응원했다”는 얘기였다.

지난 시즌 중에는, 한용덕 한화 감독이 류현진 얘기가 나오자 슬쩍 적정 시점에 그의 이글스 복귀를 기다리는 속내를 내비쳤다. 또 가을야구를 할 때는 장민재 등 몇몇이 류현진과 응원 문자를 주고 받기도 했다. 이래저래 류현진 뒤로는 한화 얘기가 따라다닌다.

사실, 한화는 류현진의 다음을 만들고 싶어한다. 류현진 이후 끊긴 토종 에이스에 대한 기다림에 목마른지 오래다.

2012년 말 류현진의 미국행이 확정된 뒤 2013년 이후 6년간 한화는 팀을 대표할 만한 토종 선발을 내놓지 못했다. 류현진 없는 지난 시간, 한화에서 승수를 가장 많이 따낸 투수는 윤규진과 송창식이다. 이들은 지난 6년간 나란히 27승을 기록했다. 안영명이 26승으로 뒤를 이었고, 이태양과 정우람이 각각 19승를 거뒀다. 선발승만 놓고 보면 같은 기간 15승을 따낸 이태양이다. 특정 구단의 6시즌 이력표로는 너무도 단촐하다.

한화의 숙제는 이렇듯 리그 전체에 선명히 노출돼있다. 이에 내년 시즌은 적어도 한 시즌을 꾸준히 뛸 수 있는 토종 선발진을 최소 2명은 내놓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감독이 지난해 말 한화 감독 부임 이전부터 주목한 김범수는 여전히 우선 순위 후보에 있다. 좌완으로 150㎞를 넘는 구위를 지니고도 둘쭉날쭉한 제구로 성장세가 더뎠던 김범수는 지난 시즌 막판부터 제구에서 개선 점을 보인 데다 마무리캠프 초반에도 변화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의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 함께 하고 있는 구단 관계자는 김범수에 대한 코칭스태프와 기대감을 전하면서 박주홍도 언급했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로 깜짝 등판했던 좌완 신인 박주홍이 마무리캠프에서는 더 나은 피칭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우완으로는 올해 20차례 선발 등판한 김민우와 5차례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던 김성훈과 해외파 출신으로 2차례 선발 마운드에 올랐던 김진영 등이 거론된다. 기존 투수 가운데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역시 깜짝 선발로 나온 우완 장민재의 변신 가능성도 있다.

한화는 이들을 올해도 두루두루 써봤지만 답은 내지 못했다. 그러나 내년 시즌도 비슷한 패턴으로 보낼 수는 없다. 마무리캠프에 이은 내년 스프링캠프를 거쳐 대상을 좁힐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의 다음 계보를 만드는 작업이 아직은 멀고 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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