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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핫코너 3인, FA협상도 뜨거울까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선수는 15명. 이들 중 올 시즌 3루수를 맡은 선수는 4명이다. NC에서 1루와 3루를 오갔던 모창민(33)을 빼면 ‘전문 3루수’로 활약한 선수는 최정(31), 송광민(35), 김민성(30) 등 3명이다. 이들은 모두 올 한 해, 그리고 FA 자격을 취득하기까지 지나온 시간들이 순탄치 않다.

SK에서 뛴 최정은 이번 FA 시장에서 양의지 다음 가는 최대어로 꼽힌다. 비록 3년 연속 홈런왕에 등극하지는 못했지만 시즌 35홈런으로 장타력만큼은 건재했다. SK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지은 6차전에서는 9회초 2사 후 두산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을 상대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가는 극적인 동점 홈런을 터뜨렸다.

왼쪽부터 최정, 송광민, 김민성. 이석우 기자·연합뉴스

최정이 다음 시즌 행선지를 찾는 게 어려워보이지는 않지만 첫번째 FA 때(4년 총 86억원) 만큼의 계약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3년 연속 30홈런에 성공했지만 최정은 올 시즌 부침을 거듭했다. 3~4월까지만 해도 시즌 홈런 신기록 수립도 가능해 보일만큼 홈런 페이스가 가팔랐지만, 5월 이후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 7월말에는 허벅지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아시안게임 엔트리에서도 빠졌다.

9월 복귀했지만 타격감이 좀체 살아나지 않아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가장 낮은 타율(0.244)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포스트시즌 결정적인 홈런으로 정규시즌에서의 부진했던 이미지를 씻어내긴 했지만, FA 계약체결을 앞둔 해의 부진이 최정의 계약에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

송광민과 김민성은 어렵게 얻은 FA 기회를 올 한 해 부침 탓에 살리지 못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송광민은 올해 3할에 근접한 타율(0.297)에 18홈런, 79타점으로 중심타선에서 한화의 돌풍을 이끌었다. 그러나 지난 7월말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시즌 막바지 한용덕 감독과의 ‘불화설’이 불거지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등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송광민은 최정과 달리 만 35세라는 적잖은 나이가 돼서야 처음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2010시즌 도중 갑작스레 입대 영장을 받고, 부상 탓에 입대 후 재검을 받는 등 2년 반을 허비한 탓이 컸다. 우여곡절 끝에 30대 FA가 됐지만, 베테랑과 준척급 FA에게 선뜻 거액을 안겨주지 않는 최근의 흐름을 감안하면 협상이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넥센에서 뛴 김민성의 상황도 썩 좋아보이지 않는다. 김민성은 FA를 앞둔 올해 성적이 갑자기 나빠졌다. 타율은 지난해(0.282)와 비슷한 2할8푼3리를 기록했지만 홈런(15→10개)과 타점(78→45점)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올해 야구장 안팎에서 크고 작은 풍파에 시달리던 넥센에서 시즌 중반 주장을 맡아 팀 분위기 수습에 애썼지만 본인의 가치를 높이는 데는 실패했다.

김민성으로선 아쉽게 FA 자격 취득이 1년이 미뤄진 상황에서 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시장에 나서는 게 더 마음이 아플 듯 하다. 김민성은 지난해 FA 자격을 일찍 얻기 위해 법적 분쟁까지 벌였다. FA 자격을 얻기 위해 채워야 할 등록일수가 하루가 모자랐는데, 2010년 롯데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되는 과정에서 KBO의 트레이드 승인이 늦어져 1군 등록일수를 못 채웠다고 주장하며 ‘이 1일을 구제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말 이 신청이 기각돼 FA 자격 취득이 한 해 미뤄졌다. 절치부심했지만 김민성은 그 늦어진 1년간 부진했고 무거운 마음으로 FA 시장에 나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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