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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지방선거, 집권 민진당 참패···차이잉원 총통 당 주석직 사퇴

지난 24일에 실시된 대만 지방선거에서 차이잉원 총통이 이끄는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참패했다.

2016년 집권한 차이 총통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한 이번 선거에서 민진당이 유권자들 심판을 받으면서 차이 총통의 정국 장악력이 급속히 약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마무리되어가는 24일 오후 11시(현지시간) 현재 6개 직할시 중 타오위안과 타이난에서만 민진당 후보가 1위를 기록 중이다.

차이잉원 총통은 민진당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 주석 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민진당은 6대직할시장 4석 가운데 2석을 잃는 등 22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13석을 차지하다 6석으로 줄었다.

대만 차칭잉원 총통은 24일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민진당 주석에서 사임했다. AP·연합뉴스제공사진

이번 대만지방선거 최대 이변은 대만 제2 도시 가오슝 시장으로 국민당 한궈위가 당선이 된 것이다. 가오슝은 지난 20년간 단 한차례도 민진당이 시장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정치적 아성이었다.

중국어권 매체 연합보가 지난 9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67.6%가 정부의 양안관계(중국·대만 관계) 처리 방식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는 차이 총통 집권 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중국의 외교·군사·경제적 압박에 국민들 피로감과 불안감이 커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방선거 패배로 차이 총통 국정 장악력은 약화될 전망이다. 그가 집권 후 강력하게 추진해 왔던 ‘탈중국화’ 정책도 동력을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차이 총통의 2020년 1월 총통선거에서의 연임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차이 총통은 패배가 가사화되자 기자회견을 통해 “집권당 주석으로서 오늘 선거 결과에 완전한 책임을 지겠다”며 당 주석직 사퇴를 선언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민투표 결과도 민진당의 탈중국 또는 진보 성향과 궤를 같이 하는 안건들이 상당수 부결됐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 현재 사용 중인 ‘차이니즈 타이베이’ 대신 ‘대만’이란 이름으로 출전하는데 찬성표를 던진 유권자 수는 476만여명으로 가결 기준 25%(493만9267표)에 미치지 못했다. 2025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법 조항도 폐지 동의를 얻어 탈원전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대만 정부는 국민투표에서 가결이 된 사안에 대해 관련 내용을 반영한 법안을 3개월 안에 입법원(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입법원은 심의를 통해 법안 통과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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