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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년 해로한 부시 전 대통령과 바버라 여사의 순애보

미국 텍사스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별세한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지난 4월 타계한 부인 바버라 여사의 생전 부부에가 주목을 받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과 바버라 여사는 1945년 1월 결혼한 후 올해 나란히 삶을 마감할 때까지 73년이나 해로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결혼 생활을 이어온 대통령 부부’라는 기록을 남긴 이들은 부시 전 대통령이 18살, 바버라 여사가 17세 때인 1942년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처음 만났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나는 사람들이 무엇을 입는지를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특별한 날은 내 기억 속에 두드러진다”며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를 알게 됐고, 그것은 동화 같은 만남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대통령 취임 선서중인 부시 전대통령(좌)과 바버라 여사. 유튜브 동영상 캡처

부시 전 대통령은 초록색과 붉은색 파티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바버라 여사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고 파티에 참석을 한 다른 친구에게 부탁해 바버라 여사와 첫 대면을 했다.

두 사람은 모두 미국 명문가 출신다. 부시 전 대통령은 매사추세츠 밀턴에서 주상원의원 출신 은행가인 프레스콧 부시와 도러시 사이에서 태어났다. 1942년 명문 필립스 고교를 졸업한 부시 전 대통령은 동부 아이비리그 예일대학의 입학허가를 받았다. 바버라 여사는 뉴욕 거부로 꼽혔던 ‘맥콜스(McCalls) 매거진’ 발행인의 딸로 당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두 사람은 1943년 8월에 약혼을 했고, 1945년 1월에 결혼을 했다. 부시전 대통령은 당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자신이 조종히던 전투기가 일본군에 격추돼 생사의 고비를 넘긴 지 4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18세에 미국 해군 최연소 전투기 조종사가 됐고, 1944년 태평양에서 자신의 어뢰 폭격기가 일본 방공포에 맞아 격추되자 낙하산으로 탈출해 바다에 표퓨를 하다가 잠수함에 구조가 됐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자신이 몰던 뇌격기(Grumman Avenger torpedo bomber)에 당시 여자친구였던 비버라 여사 이름을 따 ‘바버라’라는 애칭을 붙이기도 했다.

바버라 여사는 생전에 “부시는 내 기분이 어떤지 안다”며 “그는 나의 영웅이다”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바버라 여사는 회고록에서 부시 전 대통령과 자신을 “세계에서 가장 운이 좋은 두 사람”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모든 먼지가 가라앉고 구름이 몰려가면 중요한 것은 신앙(믿음)과 가족, 친구”라며 “우리는 과도한 축복을 받아왔고, 우리는 그것을 안다”고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바버라 여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당신은 남성들이 거의 알지 못하는 기쁨을 내게 줬다”며 “나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에 올랐지만 그것은 ‘바버라의 남편이 되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것”이라고 고백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또 바버라 여사를 늘 자녀들의 곁을 지킨 ‘버팀목’이라고 표현했다.

부시 대통령 부부는 슬하에 4남 2녀를 두었으나, 둘째이자 첫 딸이었던 로빈을 만 세 살 때 백혈병으로 잃는 슬픔도 겪어야 했다.

바버라 여사는 로빈을 잃고 심한 우울증을 앓기도 했다. 바버라 여사는 밤마다 부시 전 대통령 팔에 안겨 울면서 아픔을 토로했다며 “그가 왜 나를 떠나지 않았는지 거의 의아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 지인인 러셀 레빈슨 목사는 부시 전 대통령이 바버라 여사와 세 살 때 사망한 둘째 딸 로빈의 곁으로 가고 싶어했다고 뉴욕타임스에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려의 시신은 텍사스A&M대학 내 조지 H W 부시 기념관에 묻혀 있는 아내 바버라와 첫 딸 로빈의 곁에 안장이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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