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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의 별들,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로 별자리 새겨…글 좀 쓰는 기자, 김지수의 새 책

‘글줄 좀 쓸 줄 안다’는 기자를 얘기할 때, 조선비즈 김지수 문화부장은 ‘글줄 좀 읽어 봤다’는 사람들의 다섯 손가락 어디쯤엔가는 꼽히는 기자이자 글쟁이다. 그가 자신의 인터뷰 연재물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중 16편의 주옥과 같은 글을 엮어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어떤 책 간, 320쪽, 정가 1만6000원)을 펴냈다.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부제 김지수 인터뷰집-평균 나이 72세 우리가 좋아하는 어른들의 말)을 펴낸 김지수 조선비즈 문화부장. 사진 본인 제공

글로 폼생폼사하던 그가 세월에 못이겨 뉴우런에 활성산소를 채우고 난 후, 써내려간 인터뷰는 그 이전과 사뭇 달랐다. 스스로 “존재와 관계에 낀 버블이 얼마나 쉽게 꺼질 수 있는가를 체험했고, 혹독한 과정을 겪고 바닥을 친 후 자신의 발이 어디를 딛고 섰는지 정확하게 알게됐다”는 자기 고백으로, 이번 엮은 책의 의미를 한껏 높였다. ‘부제 김지수 인터뷰집-평균 나이 72세 우리가 좋아하는 어른들의 말’이란 부연 설명이 그 속에 담고자한 의미를 함축하고 남음이 있다. 그가 택한 것은 허둥대는 누군가의 손을 잡아줄 아량있는 어른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 속에는 주접같은 삶을 살고 있을 지 모를 사람들에게 주옥 같은 충언이 될 단어들이 차고 넘친다.

올해 99세가 된 철학자 김형석 선생의 말 ‘인격의 핵심은 성실성이다’는 성실과 성품의 공학적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도 즐거움이다. 100세를 앞둔 김형석 선생은 여전히 매일 밤 일기를 쓰며 글쓰기를 훈련 중이란다. 92세 최고령 현역 디자이너 노라노 선생은 ‘건달론’을 통해 ‘남이 내 비위 안 맞춰주니 내가 먼저 내 비위 맞춰주고 살아야 한다’는 말로 무릎팍 도사 이상의 신기로 천기를 누설했다. ‘운은 하늘의 귀여움을 받는 것’이라며 나와 이웃의 운의 연결성을 설파했던 니시나카 쓰토무 변호사의 말이나, ‘행복하진 않았지만 축복받은 인생이었다. 이젠 불완전해도 괜찮다’는 완전주의자 정경화의 일침도 삶을 살아야 하는 후배들에겐 피와 살이 되는 이야기다. 이 책에는 이외에도 윤여정 , 최재천 , 이순재 , 하라 켄야 , 이성복 등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지수 부장은 이들과의 만남에 “진정한 어른은 성취의 업적에 압도당하지 않고 ‘일한다’는 본연의 즐거움을 오래 누릴 줄 알았다. 그것은 ‘성공과 열심’의 뒤틀린 동맹에 적잖이 실망한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성찰의 실마리를 안겨준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처세의 가이드이기에 앞서 삶을 사는 메뉴얼이 될 책인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한 권이 혹한의 겨울 동안거의 즐거움을 깨닫게 할 묘약이 될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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