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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선혜 교수 “두뇌용량 가장 커지는 영유아기, 체육교육 무조건 해야한다”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고 싶다면 맘껏 움직이게 해야 한다. 움직임은 본능이다. 그걸 오히려 엄마들이 막고 있다. 자주 안기, 떠먹이기, 보행기 앉히기는 과잉보호다. 아기 때 두뇌가 가장 많이 발달한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신체 활동이다. 특정 종목보다는 협응, 안정성, 조작능력 등 기본적인 신체활동요소를 익혀야한다.

평생 몸을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걸 배우는 때가 영유아기다. 다양한 운동 요소가 있는 체조, 육상 등 맨손 운동이 좋다. 도구도 그릇, 주걱, 전화기 등 일상에서 보는 간단한 게 좋다. 아이들은 부모가 하는 걸 따라하면서 배운다. 인위적으로 예쁘게 만든 장남감은 큰 효과가 없다. 장난감은 실제생활로 이어지지 않는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장난감 세상이 아니다.

뒤집기, 배밀기, 기기, 앉기, 서기, 뛰기 등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야한다. 부모는 공간을 열어주고 위험요소를 제거하면서 좌우발달을 위한 환경만 조성해주면 된다. 아이 스스로 옷을 입고 신발을 신게 하라. 불편하면 아이가 스스로 고쳐 신는다. 음식도 떠먹이지 말자. 아이가 실패하면서 협응을 배우면 스스로 먹는다. 실수는 준비과정이다. 그걸 부모가 생략하면 안 된다.

정부 부처는 영유아 운동을 놓고 핑퐁게임을 벌인다. “영아는 보건복지부 담당이다” “유아는 교육부 일이다” “신체활동이면 문체부가 맡는 게 아니냐”는 식이다. 영유아 신체활동에 대한 국가자격증도 없다. 정부 교육도 대게 3~12세가 대상이라 0~2세는 사각지대에 있다. 정부는 영아 교육을 보육, 즉 ‘케어’ 차원에서 접근한다. 케어는 안전하게 지내는 데 머문다. 단순한 케어가 아니라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정부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가 집필한 연령대별 ‘보육프로그램’에는 신체활동이 나오기는 한다. 이를 보육교사는 보고 따라한다. 그런데 보육교사는 체육을 배운 적도, 추가로 교육받는 적도 없다. 보육교사 국가자격증 시험에도 동작 교육만 있을 뿐 체육 과목은 없다. 유치원 교사는 유아교육을 전공한 뒤 임용시험을 통과해야 될 수 있다. 그런데 유아교육 커리큘럼에도 신체활동이 거의 없으며 시험과목에는 아예 없다. 5가지 유치원 교육영역 중 가장 먼저 나오는 게 신체활동건강영역이다. 그런데 교사들이 할 줄 아는 게 많지 않으니까 블록 쌓기, 소꿉놀이 등 소근육활동만 시킨다. 게다가 초등학교 1,2학년에는 체육수업 자체가 없다. 정부가 유치원과 초등학교 연계 교육을 중시한다지만 실제는 거꾸로인 셈이다.

임산부 교육도 필요하다. 임산부는 임신기간에 따른 안전한 운동법, 영유아 운동교육법 등을 배워야한다. 정부는 임산부 운동교육을 통해 임산부와 아기를 위한 공신력 있는 체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야한다. 임신 5,6개월부터 태아 뇌세포가 분화된다. 이 때 중요한 산소와 영양이 혈액을 통해서 공급된다. 피를 많이, 빨리 돌게 하는 데는 운동이 가장 좋은데 정부 정책은 미비하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운동해야한다”고 외치지만 요람이 없는 꼴이다.

전선혜 교수 중앙대학교 사범대학장

영아기는 두뇌 용량이 가장 커지는 때다. 이 때 기능을 가르치지 말고 용량을 키워야한다. 두되 용량은 다양하게 운동할 때 커진다. 뭔가 하나만 집중적으로 시키면 용량이 커지지 못한 채 한 곳만 발달한다. 그렇게 되면 성장해도 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좁은 곳에 많은 걸 꾸겨 넣는 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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