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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뀌는 KIA 선발진…다시 등장하는 양현종의 에이스 무게

KIA 마운드가 전면 교체됐다.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양현종(30·KIA)의 몫이 다시 커졌다.

KIA는 지난 5일 새 외국인 투수 조 윌랜드를 영입했다. 재계약을 추진하던 헥터 노에시의 잔류가 불발되면서 영입한 투수다. 앞서 팻딘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제이콥 터너를 영입한 KIA는 이로써 외국인 투수 둘을 모두 교체했다.

내년에는 4·5선발도 ‘미정’ 상태다.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통해 새롭게 결정해야 한다. 지난해 풀타임 선발로 활약했으나 올해 구위가 떨어져 선발과 불펜을 오간 임기영과 올해 처음 선발로 뛴 한승혁,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박준표 등이 선발 두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게 된다. 사실상 양현종을 제외하고 선발이 모두 교체되는 셈이다.

양현종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절정의 기량을 유지해왔다. 5년간 74승을 거뒀고 933.2이닝을 던졌다. 이 기간 KBO리그 전체를 통틀어 양현종보다 많이 던진 투수는 없다. 아직 어린 투수이던 시절에 윤석민으로부터 에이스 역할을 이어받으며 첫 2년 동안 상당히 큰 부담 속에 마운드에 올랐던 양현종은 헥터가 가세하면서 어느 정도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양현종의 페이스가 조금 처지더라도 또 하나의 ‘필승카드’인 헥터가 팀 분위기를 지켜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6년 KIA에 입단한 헥터는 올해까지 3년 동안 90경기에 등판해 46승(20패) 평균자책 3.79로 대활약했다. 무엇보다 이닝소화능력이 뛰어났다. 입단 첫해 양현종과 나란히 200이닝을 넘기며 리그 최다이닝(206.2이닝)을 기록했고, 2017년에도 201.2이닝을 던졌다. 올해까지 3년 동안 평균 194이닝씩을 소화한 투수다. 오랜 기간 불펜 고민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KIA에서는 선발들의 이닝 소화능력이 상대적으로 더욱 중요하다. 고군분투 하던 양현종 곁에 헥터가 등장했고, 지난해에는 팻딘 역시 승운은 없어도 176이닝을 소화해준 덕분에 KIA는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내년에는 양현종을 제외한 모두가 새로 출발한다. 헥터의 빈 자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새 외국인 투수 둘의 역량이 가장 중요한 변수다.

일단 KIA의 기대치는 높다. 둘 다 외국인선수 연봉 상한인 100만 달러를 꽉 채웠다. 모두 메이저리그 경력도 있다. 그 중 터너는 이번에 KBO리그에 등장한 투수 중 가장 돋보이는 경력을 가졌다. 2009년 디트로이트에 1라운드 지명받은 뒤 2011년 빅리그 데뷔한 터너는 통산 102경기(선발 56경기)에 등판했다. 2013년에는 마이애미에서 빅리그와 트리플A를 통틀어 174.1이닝을 던졌고 토론토에서 뛴 2014년에는 메이저리그에서만 28경기(선발 18경기)에 등판해 113이닝을 소화했다. 윌랜드는 일본 리그까지 거쳤다. 올해는 16경기에서 92이닝을 던져 4승9패에 머물렀지만 지난해에는 21경기에서 133이닝을 던지며 10승(2패)을 거뒀다.

새 투수에게 헥터와 같은 폭발력을 기대하기는 무리이더라도 ‘기본’은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어느 외국인선수든 초반에는 상당 기간 적응기를 거쳐야 한다. 최소한 지난 2년 동안은 든든한 마음으로 개막을 맞을 수 있었던 양현종이 일단은 다시 에이스 무게를 짊어지고 시즌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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