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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아인, SNS 설전 후 깨달은 것

배우 유아인 이름 앞엔 여러개의 연관검색어가 따른다. 그중 ‘SNS’는 최근 이슈와 맞물려 가장 관심을 받는 단어다. 그는 SNS로 일명 ‘젠더 설전’을 벌이면서 논란의 한가운데 서기도 했다.

“저 역시도 한 명의 유저(User)이며 소통의 의지를 가진 사람이에요. SNS 활동은 대중과 친구처럼 호흡해 재밌고 어제보다 더 나은 순간을 보내고 싶은 의지의 발현이기도 하죠. 또한 젊은 세대의 배우로서 새로운 시도들도 해보고 새로운 배우의 유형을 보여드릴 수도 있고요. 대신 전 마음에 없는 말은 하지 않아요. 남들 눈치 보지 않는 시선으로 세상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기도 하고요. 배우 중 이런 애 하나 있으면 재밌지 않나요?”

배우 유아인, 사진제공|UAA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유아인은 이전보다 한결 여유를 풍겼다. 얼굴 빛이 좋아졌고, 목소리톤도 낭랑해졌다. 신작 <국가부도의 날>에 대한 만족감 때문일까. 이유를 물었다.

“글쎄요. 솔직히 더 밝아진 기분은 느껴져요. 영화에 대한 만족감 때문일 수도 있고요. 또 담담해지니 마음이 편해지네요. 많은 일을 편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제 마음가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걸 느꼈거든요.”

■“대중의 오해? 어차피 모든 건 오해 아닌가요.”

그에겐 ‘오해’와 ‘이해’, 혹은 ‘소통’이란 개념도 따라붙는다.

“대중이 저에 대해 가진 오해요? 괜찮아요. 어차피 세상사 모든 건 다 오해가 아닐까 싶은데요. 우리 안엔 다양한 성질이 있지만 사람들은 단면으로 모든 걸 평가하잖아요? 그건 오해일 수밖에 없죠. 그래서 오해에 서운하다기 보다는, 제가 보여줄 행보에 더 설레는 것 같아요.”

마음을 잘 정돈한 모양새다.

“맞아요. 예전보다는 배우로서 노선도 확고해졌죠. 10대에 데뷔한 배우의 삶 속엔 선택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아요. 예술인이지만 대중 스타이기도 하니 일단 성장해서 위로 올라가야 하고, 더 높이 쟁치해야만 하죠. 감사하게도 지금은 그 욕구들을 이룬 것 같아요. 여러 작품과 배역을 만났고, 지금은 좀 더 주도적으로 제 삶과 배우로서 위치를 확장하는 형태니까요. 여유가 생긴 것 같다는 말도 아마 그래서 나온 걸 수도 있어요.”

데뷔 이후 한동안은 경쟁심에 압박을 받기도 했단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엉덩이에 불 붙은 듯 막 질주해야할 것 같고, 남들이 붙인 경쟁에 제가 임해야할 것도 같았어요. 때론 남들이 선을 쭉 그은 뒤 ‘넌 저쪽 편이야’라고 해서 억울해하기도 했고요. 근데 이젠 보다 더 나답게, 그리고 정신 잃지 않고 살아가는 걸 고민하게 됐어요. 달려야 하는 느낌이 상쇄되니 앞날이 보이는 여유가 생기기도 하고요.”

SNS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고.

“예전엔 자기 표현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면, 이젠 소통에 대한 믿음이 커졌어요. 마음 대 마음이 제대로 와닿으면 그것만큼 행복한 게 없거든요. 무조건적으로 소통하겠다는 게 아니라, 서로 신뢰로 소통하는 것에 집중하게 됐어요.”

■“김혜수의 내공, 저절로 고개 숙여지더라.”

함께 출연한 김혜수가 그를 칭찬했다고 하니 기분 좋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전 아직 멋모르는 철부지 배우인 걸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더 다른 눈으로 선배들을 바라보게 되었어요. 이들이 가진 이름값이 괜한 게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특히 김혜수 선배는 그의 내공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질 정도였죠. 게다가 성실하기도 해요. 대본 리딩에서 이미 대사를 다 외워 술술 말하는 걸 보고 단박에 압도됐죠. 이래서 수많은 배우가 김혜수를 존경하는구나 깨닫게 됐어요.”

아쉽게도 작품 안에선 단 한 번도 호흡을 맞추진 못했다.

“전작인 <좋지 아니한가>로 만났고, 백상에서 시상자로 나란히 서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도 꼭 함께 상대하고 싶은 배우거든요. 팬들의 요구도 있었고요. 강렬한 이미지의 두 사람이 만나면 어떤 앙상블을 만들어낼까 기대감이 있나봐요. 이번 작품에선 붙지 못했지만, 멀지 않은 시일 내에 다시 만나지 않을까요?”

그는 마지막으로 <국가부도의 날>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IMF 시대의 얘기는 분명 언젠가는 만들어져야 했던 소재예요. 지금 이 시기 만들어져서 적절하다고 생각하고요. 최근 정치적인 사건을 거치면서 대중들도 보다 선명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됐으니, ‘IMF 사태’란 역사적 사건이 후대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됐는지 곱씹는 기회가 될 거로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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