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타격에 눈 뜬’ 안치홍, 내년 장타자 변신이 기대되는 이유

KIA 2루수 안치홍은 2018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130경기에 나와 타율 3할4푼2리, 23홈런에 118타점을 기록했다. 타격과 타점 부문에서 모두 5위에 올랐다.

118타점은 KBO리그 역대 국내 2루수 중 최고 기록이다. 야마이코 나바로가 2015시즌 기록한 137타점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역대 국내 2루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타점을 올렸다. 1999년 해태 홍현우가 기록한 111타점을 넘어섰다.

KIA 안치홍. 이석우 기자

안치홍은 타격 관련 여러 지표에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출루율 0.392, 장타율 0.563 모두 데뷔 후 최고 기록이었다. 안치홍은 타격 실력 성장의 이유에 대해 “경찰에서 돌아왔을 때부터 보다 강한 타구를 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2018시즌을 앞두고 그 부분에 크게 신경썼고, 노력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강한 타구를 때리기 위해서는 스윙의 변화가 필요했다. 공을 앞에서 더욱 강하게 때리는 데 집중하다보니 스윙 시작 지점의 쓸데없는 동작이 줄었다. 안치홍은 “테이크백에서 타격 때까지 나오는 과정을 짧게 만들었고, 그 결과 좋은 타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투수의 여러 구종 변화에 대응하는 ‘타격 타이밍’은 안치홍의 타고난 재능이다. 안치홍은 “어릴 때부터 타이밍 쪽은 자신있었고, 그건 스스로도 장점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여기에 강한 타구를 만들기 위한 시도가 맞아떨어지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안치홍 타격 능력의 급성장은 ‘좌투수 상대’ 약점 극복에서 나왔다. 스윙 메커니즘이 변했고 스윙의 시작 동작이 간결해지면서 좌투수의 공략에 자신감이 생겼다. 경찰팀에서 돌아와 막판에 합류한 2016시즌에는 좌투수 상대 타율이 6푼7리에 그쳤다. 2017시즌 역시 우투수 상대로는 3할3푼3리였지만 좌투수 상대로는 2할6푼4리밖에 되지 않았다.

이번 시즌에는 반대가 됐다. 우투수 상대 타율이 3할3푼8리였고, 좌투수 상대 타율이 3할5푼6리로 높아졌다. 스트라이크존을 커버하는 공간이 넓어지면서 좌우 투수를 가리지 않는 완성형 타자가 됐다. 야구의 오랜 표현에 따르면 이럴 경우 ‘타격에 눈을 떴다’고 표현한다.

안치홍은 “내년에는 더 강한 타구를 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타격 타이밍, 스트라이크 존 커버 능력 등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기에 더 강한 타구를 때릴 수 있다면 장타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강정호는 2012년 25개, 2013년 22개를 때린 뒤 2014년 40홈런 타자가 됐다. 강정호 역시 2013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이 2할1푼3리에 그쳤는데, 2014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이 3할9푼2리로 치솟았다. 타격에 눈을 떴고, 홈런 숫자가 늘었다. 안치홍은 2017년 21개, 2018년 23개의 홈런을 때렸다. 이번 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을 극적으로 역전시켰다. 강정호 못지 않은 장타자가 될 가능성을, 2018시즌을 통해 보여줬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