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오빠들을 잘 모시려고 갔는데 오히려 공주 대우를 해줘서 정말 미안했어요.”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에 출연해 트로트 메들리를 부르면서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화제가 된 가수 금잔디는 “미안하다”는 말을 가장 먼저 했다. 1년 만에 출연이라 함께 한 선배 연예인들에게 잘하려 했는데 대접만 받아 미안했고, ‘휴게소의 방탄소년단’이라는 김광규의 소개 때문에 방탄소년단의 팬들에게도 미안해 했다.
그리고 “이제 갓 40이 된 나이로 <불타는 청춘>에 나왔냐”고 반응한 댓글에도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래도 그는 “한 번의 휴식도 없었던 스스로의 삶에서 이번 여행은 큰 위로가 됐다.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따라 나서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강원KBS 어린이합창단 출신으로 2000년 ‘영종도 갈매기’로 트로트에 입문했다. ‘오라버니’ ‘여여’ ‘어쩔 수 없는 사랑‘ ‘천녀지기’ 등으로 활동 중인 금잔디와의 일문일답.
- 어제 방송을 본 소감은?
“혼자 방송을 봤는데 ‘정말 끼가 없구나’ 싶었다. 스스로 ‘너는 가수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말을 해줬다. 편했지만 제 도리를 못 한 것 같아 죄송했다. 1년 전 특별출연을 했을 때 너무 잘 챙겨줘서 이번에는 ‘언니, 오빠들 수발을 잘 들겠다’ 생각하고 갔는데 오히려 막냇동생처럼 궂은 일은 못하게 하고 또 대접만 받았다. 그래도 매니저 없이 여행을 간 것도 처음이었고 여러가지로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다.”
- 1년 만에 출연이었는데.
“작년에 출연하고 나서 제작진에게 ‘저도 내년이면 불혹인데 새 친구로 올 수 있는 나이 아닌가요’하고 장난처럼 이야기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빨리 나이를 먹고 싶었는데 가능하다면 마흔을 기념하고 싶었다. 마흔 하나가 되기 전 이런 기회를 갖게 돼 좋았다. 김광규 오빠는 음원을 낼 때 개인적으로 도와드리고 연락도 드렸는데 그렇게 인연이 다시 이어질지는 몰랐다.”
- 방송 후 지인들에게 연락이 왔었나?
“연예인 직업은 서로 시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잠깐의 메들리가 트로트 가수 선후배들에게 자부심으로 다가온 것 같았다. 너무 자랑스럽다며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갈무리해준 분들이 있었다. 사실 스타가 되고픈 마음보다는 가수로 더 많은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은데 이번 프로그램이 기회가 된 것 같다. 더욱 열심히 해서 트로트 음악의 진가를 보여드리고 싶다.”
- 김광규의 소개 멘트 ‘휴게소의 방탄소년단’이 화제가 됐다.
“그만큼 휴게소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극대화해 말씀해준 것 같다. 방탄소년단 팬들께 너무 죄송하다. 그래도 트로트 음악에서는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휴게소의 이효리’ ‘휴게소의 아이유’라고 불러준 분들도 있는데 그만큼 당대의 스타들과 비유해준 부분은 영광스럽다.”
- 한 달에 행사 99개를 소화했다는 말도 화제가 됐다.
“지난해 10월 정도부터 바빠졌다. 하루에 세 개 정도는 기본이고, 주말은 네 개가 기본이었다. 행사 뿐 아니라 방송 일정도 끼어있다. 그래도 스스로 단계가 올라섰다고 느껴졌던 것이 예전에는 장윤정, 홍진영 등의 가수들과 함께 무대에 섰었는데 이제 그들의 자리에 제가 있는 것을 느꼈을 땐 보람도 있었다.”
- 이상형으로 이서진을 꼽았다.
“저보다 뭔가 특출나게 잘 하는 사람을 좋아하는데 굳이 이상형을 꼽아달라고 해 말씀드렸다. 요리를 예를 든다면 백종원, 연기로는 이서진 이런 느낌이었다. 제가 저런 분들과 함께 있다면 어떤 것도 어렵지 않겠다는 상상으로 했던 말이다. 마침 최근 이서진의 드라마 캐릭터를 좋아하기도 했다.”
- <불타는 청춘> 출연자로는 다소 어린 것(79년생)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충분히 그런 말씀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램 출연자분들은 1960년대 중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에 태어나 1980년대, 1990년대 인기를 얻었던 분들이다. 저는 그런 분들을 학창시절 좋아하다가 이렇게 나이를 먹은 사람이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트로트 가수로서는 나이가 들어야 알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노래하고 싶다. 아직은 어리지만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고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또 하고 싶다. 불러준다면 어디든 아랑곳 하지 않고 어울리고 싶다.”
-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내년 2월, 3월 정도에 신곡을 계획하고 있다. 4월에는 전국 투어 콘서트를 한다. 올해 공연에는 최성국, 김광규 오빠 등이 도와줘서 내년에 전국 투어도 할 수 있게 됐다. 저 스스로도 일을 하다보니 청춘을 즐길 여력이 없었다. <불타는 청춘>을 통해 다시 되새기고 싶었다. 그러니 너무 밉게 봐주지 마시고 다음 주와 신년 방송도 보시면서 예쁘게 봐줬으면 한다. 팬들께는 항상 실망 시키고 싶지 않다고 말씀드리는데, 팔색조의 매력으로 희로애락을 드리면서 그 약속을 계속 지키는 금잔디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