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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강릉펜션사고 계기로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 의무화

수능을 마친 고3생 10명이 참변을 당한 강원 강릉시 아라레이크 펜션 사고 원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경찰이 확인됐지만, 정작 농어촌 민박은 가스 경보기 설치 규정조차 없는 사각지대로 나타났다.

19일 오후 강원 강릉시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국립과학수사요원들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이 펜션에서는 전날 수능시험을 끝낸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김한근 강릉시장은 19일 “사고가 난 해당 펜션은 230㎡ 미만으로 준공 당시 소화기와 화재경보기는 구비했다”면서 “하지만 가스 경보기는 별도의 규정이 없어 점검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가스 경보기는 농어촌 민박 기준 항목에 아예 없었다”고 거듭 확인했다.

김한근 시장은 “가스와 관련해서는 가스 공급업체를 가스안전공사가 점검하게 돼 있다”며 “하지만 가스안전공사가 개별 건물에 들어가 검사하는 게 아니고 공급업자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 정기 검사에서 공급업체는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개별 집들은 자격증을 취득한 가스 공급업자가 하게 돼 있다”며 “이 부분은 경찰 수사를 통해 자세히 밝혀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펜션은 소방, 위생, 수도는 정기점검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 외 식품위생 시설, 냉장 시설 등도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강릉 펜션 같은 전국의 농어촌민박업소는 2만6천여곳에 이른다.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강릉시 경포의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19일 오후 국립과학수사대원들이 현장조사를 위해 안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는 강릉 펜션사고를 계기로 앞으로 농어촌 민박에 일산화탄소(CO)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매월 가스누출과 배기통 이음매를 점검토록 하는 대책을 내놨다.

농식품부는 “농어촌 민박을 포함해 농촌체험휴양마을, 관광농원, 농어촌관광휴양 단지 등 모든 농촌관광시설에 대해 긴급안전관리 실태를 재점검하겠다”며 “시설 기준 등 제도적 미비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우선 내년 2월 15일까지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 농어촌관광시설 동절기 안전점검의 점검 항목 가운데 가스 부분을 더욱 꼼꼼히 들여다보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사업자가 월 1회 가스누출 점검을 하면, 이 자리에 해당 시·군 공무원이 대동했다. 사고가 난 민박은 내년 1월 강릉시의 점검을 받을 예정이었다.

농식품부는 이 점검 항목에 가스시설 환기, 가스누출, 배기통 이음매 연결 상태 등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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