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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연말정산] ‘누리꾼의 힘은 세다!’…훈훈한 온라인 미담 모음

“세상은 아직 살만한가 봅니다.”

일면식도 없는 누군가를 위해 조건 없는 선행을 베푼 사람들이 있다. 안타까운 상황을 나 몰라라 하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뻗은 이들이 온라인 곳곳에서도 나타났다.

스포츠경향은 2018년 한 해 동안 회자되었던 따뜻한 온라인 미담 5가지를 모았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 위독한 산모 구한 누리꾼들

11일 오전 9시 네이버 카페 ‘Rh- 혈액형 아주 특별한 사람들’ 헌혈 요청 게시판에 다급함이 느껴지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임산부인 자신의 아내가 몹시 위독한 상태라며, 알에이치 마이너스 에이비(Rh-AB)형 혈액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그는 “제발 제 아내를 살릴 수 있게 도와달라”며 자신의 연락처뿐 아니라 아내가 입원한 병원 이름과 담당의, 중환자실 번호를 남겼다. 그는 지정 헌혈을 부탁하며 “아이가 아직 너무 어리고, 엄마가 필요한 딸아이가 있다.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누리꾼들은 수십 곳의 카페,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소식을 알렸다. 한 누리꾼의 제보로 넥슨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배틀라이트’ 등 게임 공지사항에도 해당 내용이 실렸다.

약 5시간 뒤, 글쓴이는 댓글난을 통해 상황을 알렸다. 그는 “어느 정도 피가 수급이 됐다. 중환자실로 전화가 많이 와서 업무가 안 될 정도라며 자제를 요청하셨다. 다들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적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 폐업 위기 처한 매장 살린 누리꾼들

8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매장을 접어야 될 것 같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아동복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글쓴이는 가게를 닫아야 할 위기에 처했다고 적었다.

매장 월세는 2개월 밀렸고, 무더운 여름인데 에어컨까지 망가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배송 사고까지 터졌다. 생선이 든 상자가 터지는 바람에 옆에 있던 옷 상자까지 젖어버린 것이다.

글쓴이는 “눈물짓는 와이프 얼굴 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매장도 당장 안 나갈 것 같아서 공장이라도 알아봐야겠다”고 한탄했다. 그는 아동복이 필요한 사람에게 무료로 옷을 나눠주겠다고 알렸다.

4일 뒤, 그는 “아동복 매장 글쓴이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많은 분들이 연락 주셔서 도움주셨고, 또 도와주신다고 하셨다. 너무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누리꾼들이 글쓴이의 아동복 매장을 직접 찾은 것이다.

에어컨을 새로 살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는 글쓴이는 “이번 일 계기로 조금 더 노력하고 반성해서 잘 운영해나가겠다”고 거듭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이후 대구 미혼모협회에 아동복을 기증하는 등 자신이 받은 선행을 다른 이들에게도 돌려주는 모습을 보였다.

■ 청년 김민섭을 응원하는 선의의 손길들

2017년 겨울, 사회문화평론가 김민섭씨는 개인 사정으로 여행을 포기해야 했다. 그는 일본 후쿠오카 왕복 항공권을 누군가에게 양도하기로 마음먹고, 또 다른 ‘김민섭’을 찾기 시작했다.

당시 많은 이들이 ‘김민섭씨 찾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이 소식을 널리 퍼뜨렸다. 3일 뒤, 김민섭씨는 자신과 10살 차이인 1993년생 김민섭씨를 찾았다.

1년이 지난 뒤 김민섭씨는 27일 경향신문 지면을 통해 프로젝트 이후의 이야기를 전했다. 당시 그가 “김민섭씨를 찾았습니다”라는 글을 올리자 숙박비, 교통비, 통신비 등을 후원하겠다는 개인들이 나타났다.

김민섭씨는 “카카오에서도 스토리펀딩을 통해 그의 여행을 후원하겠다고 했고, 결국 여행을 다녀오고도 한 청년이 미래를 상상할 수 있을 만큼의 비용이 모였다”고 전했다.

당시 93년생 김민섭씨는 이렇게 물었다. “왜 작가님을 비롯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저를 도와줬을까요?” 83년생 김민섭씨의 답변은 아래 칼럼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민섭 칼럼 ‘[직설]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읽기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12270600065&code=990100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 편찮으신 할머니 위해 미역·다시마 보낸 누리꾼

4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저에게는 엄마 같은 할머니가 계십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키워주신 할머니가 췌장암 선고를 받았다는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누리꾼들의 응원이 이어진 가운데, 한 누리꾼이 글쓴이에게 “큰 도움은 되지 못하겠지만 기장 미역과 다시마를 보내드리고 싶다”고 연락했다. 글쓴이의 집에는 미역과 다시마가 든 택배 한 상자가 도착했다.

글쓴이는 “할머니가 약 기운 때문에 힘이 하나도 없으셨는데, 미역국 한 그릇을 뚝딱 비우셨다. 와이프가 그러는데 점심 때도, 저녁 때도 미역국만 드셨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할머니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저 역시도 우울한 나날을 보냈다. 덕분에 오랜만에 웃었고, 오랜만에 가족 모두가 생기있는 하루를 보냈다”며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 따뜻한 댓글로 위로를 보낸 누리꾼들

2015년 여름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저 좀 축하해주시면 안 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24세 여학생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축하는 받고 싶은데, 누구에게 자랑할 수 없고, 누구도 축하해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며 “엄마, 아빠가 있었으면 ‘우리 딸 너무 수고했어. 고생 많았지. 축하한다’ 하면서 저녁에 치킨도 시켜 먹고 했을 텐데 혼자만 기뻐하고, 혼자 축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엄마, 아빠가 너무 보고 싶다”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글쓴이를 향한 응원들 사이에 특히 눈에 띄는 댓글이 보였다. 닉네임은 ‘사랑하는 엄마...’였다. 1800명이 넘는 인원이 해당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딸! 축하해! 거봐~ 열심히 한 거 다 돌아오지? 취업했으니 맛있는 것도 사 먹고! 돈 벌어서 여행도 많이 다니고~ 옷도 예쁜 거 입고 해. 엄마가 출근하는데 아침밥 못 챙겨줘서 미안해. 그래도 우리 딸 워낙 야무져서 안심이 된다. 딸~ 뒤에 항상 엄마, 아빠가 있으니까 기죽지 말고 다녀! 사랑해 딸”

2018년 글쓴이가 다시 나타났다. 그는 “제가 쓴 글을 봤는데 2017년도까지 댓글이 달리더라.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났다”며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저를 위해서 같이 눈물 흘려주시고 축하해주셔서, 그것들이 저를 버티게 했고, 행복한 지금의 모습으로 이끌어주셨다”고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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