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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훈의 스포츠in] 초보자를 위한 스포츠 내비게이션, 어디 없나요?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스마트 폰을 씁니다. 궁금한 게 있을 때 스마트 폰으로 검색하는 게 보편화됐습니다. 스마트 폰을 쓰면 시간,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유용한 어플리케이션을 발견하면 다운로드합니다. 요즘 앱은 사용자 중심으로 잘 만들어졌습니다. 어떤 게 가장 좋을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여러분 스마트 폰에도 앱이 있을 겁니다. 아마도 스포츠 관련 앱도 있을 겁니다. 대부분 내가 좋아하는 리그와 팀 소식, 내가 즐기는 종목에 대한 정보 등을 주는 것일 겁니다. 그런데 당신이 특정 운동을 배울 곳을 찾는다면, 다른 곳으로 이사간 뒤에도 같은 운동을 계속 할 방법을 물색한다면, 도움이 될 앱을 찾는 건 쉽지 않을 겁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금 탁구를 배우고 싶다고 칩시다. 우선은 집 근처에 탁구장이 있는지 떠올려볼 겁니다. 잘 떠오르지 않으면 동네를 직접 둘러볼 겁니다. 동시에 포털 사이트에서 위치 기반으로 탁구장을 검색할 겁니다. 탁구장까지 거리와 전화번호 등은 나올 겁니다. 그러나 코치가 누구인지, 얼마동안 배워야하는지, 비용은 얼마인지 등은 나와 있지 않을 겁니다. 홈피가 있는 곳은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 탁구장을 찾아가거나 전화로 물어봐야 합니다. 유튜브 등에서 찾을 수 있는 영상 정도가 도움이 될 겁니다.

야구, 테니스 등 특정한 장소, 코치, 함께 할 사람들이 필요한 종목이라면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더욱 제한됩니다. 게다가 기존 동호인들이 배타적이라면 신규 회원으로 그곳에 들어가는 게 쉽지 않을 겁니다. 이 때 필요한 게 소위 ‘스포츠 내비게이션’ 같은 앱입니다. 위치 기반 앱으로 최적의 장소를 검색한 뒤 비용, 기간, 코치 등을 한눈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요. 스포츠 내비는 초보자 또는 신입자에게 사막 속 오아시스 같은 소중한 존재일 겁니다.

스포츠 내비는 오래 전부터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지난해 3월 정부체육정책 ‘스포츠비전 2030’에서 스포츠정보 관리체계를 구축하여 쌍방향 소통 스포츠 주요 정보 포털을 구축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없습니다. 비슷한 일을 하는 민간업체가 소수 있지만 민간에서 이를 통합적으로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많습니다. 그나마 지자체가 앱을 만드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인지 모릅니다. 지자체는 시설·지도자·은퇴 선수 정보, 행정력, 자금력 등에 갖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생활체육참여율은 60%를 넘습니다. 허수가 있지만 성장세임은 분명합니다. 동시에 성장률이 둔화된 것도 사실입니다. 초보자들을 끌어들이지 않은 한, 어디에서든 쉽게 운동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한, 전 국민 운동 시대가 도래하는 건 쉽지 않을 겁니다. 김대희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박사는 “다른 분야는 엄청나게 디지털화됐는데 일반인 스포츠 참여 시장은 아직도 아날로그 식”이라며 “면적이 크고 시설과 인구도 많은 지자체가 스포츠 내비를 선도적으로 제작할 때”라고 말합니다.

요즘은 소유보다는 공유가 훨씬 큰 힘을 발휘합니다. 정보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합니다. 동시에 그 정보들은 서로 결합되고 융화돼야만 더 큰 효과를 냅니다. 동호인 대회 개최 비용을 주는 게 정부, 지자체가 해야 할 일 전부는 아닙니다. 모든 국민들이 지속적으로, 편리하게 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더 중요한 임무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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