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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양상문 감독의 송승준 활용법 “오프너 역할 맡길 것”

롯데 송승준(39)은 새해 한국 나이로 마흔살이 되었다. 투수진은 물론 팀 전체에서 최고참이 됐다. 선수들 중 가장 ‘어른’이 된 만큼 그의 역할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송승준 또한 어떤 역할도 받아들일 마음이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송승준은 효율성에서 가치가 높은 선수”라며 새 시즌 그의 기용 계획에 대해 알렸다. 양 감독은 송승준을 시기에 따라 선발과 중간 계투로 모두 기용할 예정이다. 그는 “송승준은 롱릴리프와 불펜으로 모두 쓸 수 있다. 시즌 초반에는 선발로 기용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 송승준. 연합뉴스

특히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했던 ‘오프너’ 전략을 쓸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오프너’는 탬파베이 레이스가 유행을 일으킨 것으로 불펜 투수를 첫번째 투수로 내보내 2~3이닝 정도를 소화하게 하는 운용법이다. KBO리그에서도 지난해 넥센-한화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정규시즌 불펜으로만 등판했던 한화 박주홍이 ‘오프너’로 나선 바 있다. 양 감독은 “송승준이 시즌 초반 ‘오프너’로 3이닝 이상을 소화해 준다면 팀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양 감독이 이같은 전략을 짠 이유가 있다. 현재 롯데 선발진에서 경험 많은 선발 자원이 부족하다. 지난 시즌 정규이닝을 채운 김원중은 선발로 2시즌을 치렀을 뿐이다. 2017시즌 12승(6패)을 올린 박세웅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로 개막전 합류가 불투명하다. 그런 가운데 베테랑 송승준이 ‘오프너’로 경기 초반 흐름을 잡을 수 있다면 투수진 운용에 좀 더 여유가 생긴다.

또한 최근 몇 시즌 동안 송승준의 행보를 봤을 때에도 이같은 역할이 적절하다. 2007년 롯데 입단 후 줄곧 선발진을 지켰던 송승준은 2016시즌에는 10경기만 등판해 1승(2패)만을 올리는데 그쳤다. 2017시즌부터는 불펜과 선발을 오갔고 30경기에서 11승 5패 평균자책점 4.21을 기록했다. 그리고 올시즌에도 22경기 중 7경기는 구원 등판했다. 나머지는 선발로 등판했는데 한 경기 최다 이닝이 5.2이닝이었다.

지난 시즌부터 ‘은퇴’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있는 송승준은 “내가 아름다운 조연을 맡는 게 맞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 감독의 계획대로 송승준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 준다면 고참으로서 그의 자리가 더 빛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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