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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스팀펑크’ 현실화? 미국서 ‘증기우주선’ 시제품 개발

SF물 하위 장르 중 하나인 ‘스팀펑크’(steampunk)는 내연기관이나 원자력 대신 증기를 동력으로 하는 기계들을 중심으로 현재나 미래세계가 구축된 상황을 묘사한다. 이런 ‘스팀펑크’에 등장할 것 같은 독특한 첨단 기기가 최근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미국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UCF) 행성과학자 필 메츠거 박사는 민간업체 ‘허니비 로봇틱스(Honeybee Robotics)’와 증기를 동력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우주선 시제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물을 이용해 추진 연료 걱정 없이 무한정 이용할 수 있는 증기 우주선이라 미래의 우주탐사에 활용될 수 있다.

메츠거 박사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산학협력 프로젝트 ‘중소기업기술이전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3년여 연구 끝에 이 기술을 개발했다.

증기우주선 와인(WINE) 시제품.센트럴 플로리다 대학 제공사진.

‘세계론 부족하다(World Is Not Enough)’는 영어 문장의 앞글자를 따 ‘와인(WINE)’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우주선은 행성 토양에서 물을 채굴해 증기로 만들고 이를 동력으로 이륙해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게 된다. 물만 확보된다면 연료가 떨어질 일이 없어 이론상 “영구적으로” 우주 탐사를 이어갈 수 있다.

우주 비행체 대부분은 내구 연한을 넘겨 탐사임무를 수행하다 연료가 떨어지는 바람에 폐기돼 왔다. 지난해 말 미국의 소행성 탐사선 돈(Dawn)과 우주망원경 ‘케플러’도 추진 연료가 바닥나 지구와 영원히 작별했다.

와인은 소행성과 같은 조건을 만들어 진행한 시험에서 성공적으로 물을 채굴하고 이를 로켓 추진연료로 만들어 날아오른 것으로 발표됐다.

소행성 토양에서 물을 채굴하고 이를 증기로 만드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펼칠 수 있는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얻는다.

‘천공의 성 라퓨타’. 스튜디오 지브리.

메츠거 박사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달과 세레스, 유로파, 타이탄, 명왕성, 수성의 극 지역, 소행성 등 물이 있고 중력이 충분히 낮은 천체는 어디든 옮겨다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료가 바닥나 우주 비행체를 잃을 때마다 “이를 제작해 목표물까지 보내느라 투입한 엄청난 시간과 비용도 함께 사라진다”며 “와인은 비용을 줄이고 지구에서 매번 다시 보내느라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기술은 미래 우주탐사 방식을 바꿔놓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으나 실제로 우주탐사에 이용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험과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스팀펑크 장르는 <모털 엔진>,<젠틀맨 리그>,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등 영화에서 잘 활용됐고 일본 미야카키 하야오 감독의 <천공의 성 라퓨타>등 만화영화 속 메카닉 디자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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