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에 있을 터키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선거인 명부에 연령이 ‘165세’인 유권자가 포함됐고, 거주지 조작 정황이 드러나는 등 부정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야권에서 나왔다.
21일(현지시간) 폭스 방송 등에 따르면 터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과 친쿠르드족 성향 ‘인민민주당’(HDP)등 주요 야당들은 선거 명부가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에 유리하게 조작됐다는 주장을 폈다.
이들은 명부에서 의심스러운 정황이 드러난 지역들은 주로 지난 선거들에서 정의개발당이 근소한 표 차로 패했던 곳이라고 지적했다.
공화인민당은 선거인 명부 중 연령이 100세 이상 고령자가 6000명을 넘은 가운데 148세, 149세 등 기록상 현존 세계 최고령인 116세보다도 나이가 많은 이들이 등록됐다고 밝혔다.
명부에는 오스만트루크 제국 시기인 1854년에 태어났다는 165세의 아이세 에키치라는 남성도 있다. 그는 이번 선거 이전에는 한 번도 선거인 등록을 한 적이 없다.
야당들은 선거인 명부에 기재된 연령뿐 아니라 주소지도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한 동에 선거인 1000명이 넘게 등록된 사례와 빈 건물이나 공사장에 주소가 있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주소지가 이스탄불 한 4층짜리 건물 5층에 등록된 경우도 있었다.
터키 중부 칸키리의 한 선거구에서 등록된 유권자가 지난 반년 만에 95%나 증가한 것도 의심스러운 사례로 꼽혔다.
야당들은 터키 선거관리위원회에 이런 사실에 대해 조사하라고 요청했다.
공화인민당의 한 의원은 시장들이 자리를 지키려 다른 도시 주민들까지 선거인 명부에 등록시키는 등 비리를 저질렀다며 “이렇게 심한 적은 없었다”고 비난했다.
여당은 비정상적인 선거인 명부는 오히려 여당에 해가 된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여당 의원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야당들은 우리가 이런 일을 꾸민다는 인식을 심으려 한다”며 “우리가 가장 큰 피해자”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