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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붉은달’→‘와이키키2’ 배우 이이경 “잠은 무덤 가서 자는 것”

<고백부부>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이이경은 ‘웃음’의 적정선이 몸에 밴 ‘타고난 코믹 배우’로 보였다. <검법남녀> <붉은 달 푸른 해>의 그는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는 올곧고 바른 ‘열혈 형사’ 그 자체를 보여주기도 했다.

어떤 장르든 어떤 캐릭터든 이이경은 ‘믿고 캐스팅하는’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 MBC <붉은 달 푸른 해>를 끝내고 쉼없이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 2에 합류한다. 올해 상반기까지 캐스팅 일정이 정해졌단다.

배우 이이경. 사진제공 HB엔터테인먼트

■작품 캐스팅 ‘김선아 가족 추천’

여러 장르와 캐릭터를 넘나들다보니 이이경의 진짜 모습이 궁금해졌다. 수다를 좋아하고 밝은 성격이지만 ‘와이키키’보다는 ‘붉은 달’의 강지헌과 맞닿는 부분이 있다 말한다.

“‘와이키키’에서는 워낙 현실감이 떨어지고 과장이 많은 친구라 평소 모습과는 차이가 있어요. 원래는 혼자 있는 것도 잘 즐겨요. <붉은 달 푸른 해> 감독님도 지헌이가 혼자 있는 신이 좋아보인다고 하셨어요. 등장인물 만큼 까칠하거나 예민하진 않지만 그래도 현실 속 이이경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작품과 실제를 쉽게 구분해왔지만 <붉은 달 푸른 해>는 끝내고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만큼 몰입이 깊었던 모양이다.

“사실 그 전에는 ‘메소드’라는 걸 믿지 않을 정도로 연기와 일상의 분리를 잘 하는 편이었는데 이번은 어려웠어요. 촬영하는 동안 시간 가는 줄 몰랐고 마지막 촬영 다음 날에도 ‘진짜 끝난 거 맞나’ 싶더라구요.”

<붉은 달 푸른 해>는 ‘아동 학대’라는 소재 만큼이나 무겁고 진중한 연기를 이어나가야 했다. 연이언 히트작 <고백부부> <으라차차 와이키키>의 코믹 이미지가 남아있던 이이경의 합류는 제작진 입장에서도 모험이었다. 이번 작품의 캐스팅에는 상대역인 배우 김선아의 ‘가족 추천’이 있었단다.

“김선아 선배님이 ‘우리 가족들이 널 추천했어’라고 하시더라구요. 어머님을 포함한 가족 분들이 제가 했던 두 작품을 너무 재밌게 보셨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캐스팅이 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워낙 무겁고 어려운 작품인 만큼 현장 분위기는 좋게 가고 싶었어요. 리허설에서 애드립을 섞어보기도 하고 재롱도 부려봤는데 김선아 선배님이 웃어주시고 귀여워해주셔서서 자신감이 생겼죠.”

작품의 완성도에 비해 시청률은 좀 아쉽다. 워낙 ‘쎈’ 작품과 편성이 붙기도 했다.

“채널 조금만 바뀌면 <남자친구>가 있고 또 살짝 내리면 <황후의 품격>이 있었잖아요. 어차피 ‘붉은 달’은 장르물이라는 하나의 콘셉트로 끌고 나가는 드라마다보니 마니아층을 겨냥할 수 밖에 없었어요. 5%를 넘은 걸 보며 마니아분들과 쭉 가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죠. 댓글로도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분들이 많아서 위로가 됐어요.”

배우 이이경. 사진제공 HB엔터테인먼트

■이이경 ‘시즌의 남자’

<붉은 달 푸른 해>는 그에게 도전이었다.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으라라차 와이키키 2>의 코믹 연기로 회귀한다. 기회가 된다면 ‘악역’도 해보고 싶다.

“회사에서는 밝은 캐릭터는 어느 정도 한다는 걸 보여드렸으니 다양하게 해보자고 <붉은 달 푸른 해>를 권했어요. 자신은 없었죠. 대본이 어려워서 더 막막했구요. 영상 모니터를 보고서야 이해되는 감정선도 있었어요. 또 김선아 선배를 보면서 16회를 이끌어가는 집중력이라든지, 여러모로 많은 공부가 된 작품이에요. 기회가 되면 어둠의 끝에 서 있는 ‘악역’도 해보고 싶어요.”

그의 출연작 <검법남녀> <으라차차 와이키키>의 시즌 2가 확정되면서 그를 ‘시즌의 남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원래 거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불러주시면 ‘내가 쓰임이 되는 사람이구나’ 감사해서요. 그러다보니 올해 6월까지 스케줄이 다 차있는데 <하녀들>에서 호흡을 맞췄던 전소민 누나가 ‘너는 도대체 언제 쉬니?’라고 하시더라구요. ‘잠은 무덤가서 자는 거야’라고 했죠.(웃음)”

<으라차차 와이키키 2>는 지난 연말 이미 촬영에 들어갔고 이이경의 합류를 기다리는 중이다.

“코믹 연기라는 게 ‘오버’와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예요. 게다가 시즌2는 더 어려운 법이거든요. 감독님을 만나서 대본 리딩을 했는데 제가 오버를 하고 있더라구요. 감독님께서 ‘억지로 하지 말고 전작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고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다시 해보자’라고 시간을 주셨어요. 좀 촉박하지만 1박이라도 살짝 제주도에 내려가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와이키키’에 합류할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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