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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해임’ 女축구 한수원 감독, 협회 감독때도 성희롱

스포츠계에 성추행 파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단체 구기종목인 여자축구에서 성추행 사건이 불거져 감독이 해임된 사건이 드러났다.

여자축구 WK리그 경주 한수원이 지난해 감독의 성추행 사건으로 시즌 도중 감독을 교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수원 관계자는 22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하금진 전 감독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지면서 구단 내부 규정에 따라 계약해지를 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지난해 9월 팀을 이끌던 하금진 감독 대신 고문희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잔여 시즌을 치렀다. 당시 “감독의 개인 사정이 있다”고 밝혔으나 실상은 성추행 사건으로 구단에서 퇴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여자축구단에서 일어난 성 관련 범죄를 사법처리 없이 계약해지로만 끝낸 것은 미온적인 대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수원 측은 “피해자들이 (2차 피해 등을 우려해) 사법 처리를 원치 않았다”고 밝혔다.

하금진 전 감독은 과거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 시절 비슷한 전력으로 해임된 사실도 밝혀졌다. 그는 16세 이하(U-16) 여자대표팀 감독 시절 성적인 내용이 담긴 문자를 직원에게 보내 ‘직장 내 성희롱’으로 2016년 1월 축구협회로부터 해임을 당했다. 그는 이 사실을 숨기고 2016년 창단한 여자실업팀 경주 한수원 감독 공모에 신청했고, 이듬해 3월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2010년부터 협회 전임지도자로 활동한 그는 2014년 20세 이하(U-20) 여자대표팀 코치를 지냈고, 이듬해 U-16 여자팀 감독에 올랐다.

대한축구협회는 전임 지도자 시절 문제를 일으켰던 감독이 실업팀에서도 같은 사고를 내면서 당혹감에 휩싸였다. 협회는 이날 긴급 임원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우선 23일에 한수원 선수들이 전지훈련 중인 제주도로 ‘긴급조사팀’을 급파하기로 했다. 축구협회 이정섭 홍보실장은 “조사팀에서 선수들 면담을 통해 사실 확인부터 하겠다”면서 “과거 협회 전임지도자 시절에 동일 사례의 피해자가 있는지 전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는 여자 실업축구단으로 2016년에 창단해 2017시즌부터 WK리그에서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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