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편파적인 씨네리뷰] 달리다가 푹 퍼진 슈퍼카 ‘뺑반’

■편파적인 한줄평 : 부품이 이리 좋은데, 왜 겨우?

영화 <뺑반>(감독 한준희)이 대체 왜 그랬을까. 최고의 충무로 스타들을 모아놓고도 러닝타임 133분 지루한 레이스를 이어갔다. 가다가 푹 퍼진 슈퍼카처럼.

영화 ‘뺑반’ 공식포스터, 사진제공|쇼박스

<뺑반>은 내사과 소속 경위 ‘은시연’(공효진)과 뺑소니전담반 에이스 ‘서민재’(류준열)가 속도광 재벌 ‘정재철’(조정석)을 잡기 위한 고군분투를 그린 작품이다. <차이나타운> 한준희 감독의 신작으로 공효진, 류준열, 조정석 뿐만 아니라 염정아, 전혜진, 손석구, 샤이니 키, 이성민 등 반짝거리는 스타급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최고의 부품을 조립했는데 ‘속도감 제로’에 가까운 요상한 슈퍼카가 나왔다. 게다가 중간 이후부터는 푹 퍼진 느낌마저 가득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베테랑> 다운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개연성 없는 캐릭터, 뻔한 전개, 익숙한 반전이 한데 뭉쳤기 때문이다.

그나마 중반까지는 나쁘지 않다. 오감이 발달한 천재 ‘서민재’, 도도한 에이스 경위 ‘은시연’, 건들거리는 매력의 검사 ‘기태호’(손석구) 등 캐릭터 설정 자체는 매력적이라 그들을 소개하고 얽히게 되는 과정까진 그나마 보는 이의 흥미를 자극한다.

무너지는 건 반전이 공개되면서부터다. 그동안 범죄액션물에서 버릇처럼 나온 반전 장치들이 쏟아지니 재미가 오히려 시들해진다. 반전에 반전으로 ‘요건 몰랐지?’란 느낌을 주고 싶었던 감독의 의도는 알겠지만, 거기에 집착한 탓에 신선한 캐릭터들도 균형을 잃고 이야기마저 늘어진다. 몰입도가 점점 하락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쯤 되니 ‘열일’한 배우들의 연기가 아까울 정도다. 늘 놀라움을 안겨주는 류준열은 역시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조정석 역시 악역을 맛있게 소화한다. 손석구, 전혜진, 키도 재능을 쏟아내지만, 영화의 그릇이 작아 받아주질 못한다. 오는 30일 개봉, 15세 관람가.

■고구마지수: 2개

■수면제지수: 3개

■흥행참패지수: 3개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