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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캐치볼 시작…느리지만 확실히 걷는다

양현종(31·KIA)이 피칭 1단계로 들어갔다. 조금 느리지만 확실한 걸음으로 2019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양현종은 11일 캐치볼을 시작했다. 지난 4일 캠프 합류 이후 처음으로 공을 잡았다.

KIA는 1일 캠프 시작과 함께 청백전을 치렀고 11일부터는 일본 야쿠르트와 경기를 통해 본격적인 실전 체제로 들어갔다. 대부분 투수들이 불펜피칭을 지나 실전 단계까지 페이스를 끌어올린 상태지만 양현종은 이제야 공을 만지기 시작했다.

KIA 양현종. 이석우 기자

매년 KIA 캠프에서 양현종의 피칭 스케줄은 별도로 진행된다. 워낙 많은 이닝을 던지는 에이스에 대한 관리 차원이다. 양현종은 16승을 거둔 2014년 171.1이닝을 던지며 본격적으로 에이스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5년 동안 933.2이닝을 던졌다. 시즌당 186.2이닝씩 던져 국내 투수 전체를 통틀어 이 기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양현종은 2013년까지는 시즌 후반이면 부상이 생기거나 체력 소모로 구위가 떨어져 시즌을 아쉽게 마무리하곤 했다. 이에 시즌 전 훈련 속도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특히 팀내 에이스 역할을 맡은 이후로는 시즌 끝까지 체력을 유지하고자 준비 과정에서 페이스를 늦게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관리해왔다. 2015년에는 아예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는 나서지 않고 시범경기에서 첫 실전을 치르기도 했다.

특히 5년간 피로가 쌓인 이번 겨울은 휴식시간을 더 늘려 시즌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일부 선수들은 미리 전지훈련지에 가 몸을 만들었지만 양현종은 1월까지 완벽히 쉬었다. 스프링캠프 합류도 조금 늦었다. 연말에 태어난 셋째 아기의 건강 문제로 특별히 선수단의 양해를 얻어 나흘 늦은 지난 4일 오키나와에 도착했다.

캠프 도착 이후 일주일 동안 양현종은 오로지 러닝과 웜업 등 체력 훈련에 집중했다. 지난 8일에는 비가 쏟아져 선수단 훈련이 전면 취소됐지만 양현종은 끝까지 홀로 러닝을 소화했다. 훈련 페이스를 늦춘만큼 계획한 스케줄을 더 착실히 소화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후 계획대로 11일 첫 캐치볼을 시작했다. 거리와 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캐치볼을 소화한 뒤 불펜피칭을 하고 나면 실전 단계로 들어간다. 양현종은 “예정한 페이스대로면 스프링캠프에서 연습 경기는 1차례 정도 던지고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KIA는 올해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했고 캠프에서 4·5선발도 새로 경쟁시키고 있다. 선발 중 유일하게 남은 양현종의 가장 큰 부담은 올해도 에이스로서 시즌 끝까지 로테이션을 지켜야 한다는 데 있다. 많은 이닝을 책임지는 것도 포함된다. 더구나 김세현과 윤석민이 조기귀국하면서 양현종이 이번 캠프 투수조에서 최고참이 됐다. 부담이 더 늘었지만 양현종은 “내 할 것을 하면서 예정대로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며 올시즌도 느리지만 확실하게 시즌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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