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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ing] 맥주부터 오페라하우스까지…휴식일은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구단이 마련해준 맥주를 들고 환히 웃고 있는 NC 새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 하지만 루친스키는 술을 못 마신다고 한다. NC 다이노스 제공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우둔한 사람이 된다는 미국의 속담이다.

2월 1일부터 새 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간 프로야구 10개 구단도 마찬가지다. 약 40여일간의 기간을 훈련만 하면서 보낼 수 없다. 잘 쉬어야 지치지 않고 훈련도 잘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이동욱 NC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특별히 준비한 게 있다”고 했다. 그가 준비한 이벤트는 ‘맥주 파티’였다. 3일 훈련 후 맞이한 첫 휴식일에 선수들을 위한 맥주를 준비했다. NC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 투산은 선수들이 마땅히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없다. 자유롭게 맥주를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풀라는 코칭스태프의 배려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NC가 캠프 기간에 선수들을 위해 준비한 맥주. NC 다이노스 제공

2005년 이후 14년만에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LG는 버스를 마련해 선수들이 시내를 관광할 수 있게 했다. 휴식일이 되면 선수들은 자율적으로 관광을 갔다. 첫 휴식일이었던 지난 3일에는 고참 박용택을 필두로 이동현, 정찬헌, 유강남 등 20명의 선수들이 오페라 하우스, 하버 브리지 등을 구경했다. 지난 7일 두번째 휴식일에는 이병규 타격 코치 등 10명이 버스에 올랐다. 류제국, 정찬헌 등은 호주의 명소에 반해 두 차례나 관광을 자처했다는 후문이다.

일본 오키나와에 둥지를 튼 팀들에게는 추라우미 수족관이 인기다. 추라우미 수족관은 일본 최대 규모로, 세계에서도 두번째로 큰 곳이다. 다양한 해양 생물을 볼 수 있어 프로야구 선수들도 종종 찾아보곤 한다. 지난 9일에는 두산 함덕주, 이영하, 박신지 등이 수족관을 찾았다.

키움 선수들은 다른 종목 스포츠를 보면서 머리를 식혔다. 지난 8일 키움 선수들은 일제히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피닉스 선즈가 맞붙은 경기를 보러 갔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모두 골든스테이트의 스테픈 커리를 볼 생각에 기대감이 컸다”고 했다.

NBA 관람 소감을 자신의 SNS에 올린 키움 이정후. 이정후 인스타그램 캡처

훈련으로 지친 피로를 음식으로 푸는 구단도 있다. 대만에 캠프지를 차린 롯데는 한국 음식이 그리운 선수들을 위해 야식으로 떡볶이, 김밥을 준비했다.

쇼핑을 즐기는 선수들도 있다. 몇년 전 캠프 인근 아울렛에서는, 선수들 사이에 유행했던 모 의류 브랜드의 제품이 동나곤 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요즘은 선수들이 스포츠 용품을 많이 사곤 한다”고 전했다.

SK는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일일 휴식권’을 부여했다. 염경엽 SK 감독은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야구장에 나오는 것을 중시한다. SK 관계자는 “캠프 초반인 현재는 아직 휴식권을 사용한 선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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