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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시헌·권오준·송승준이 맞이하는 특별한 불혹…“이번에는 가을야구”

공자는 마흔살을 ‘불혹(不惑)’이라 일컬었다.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된다는 의미다.

프로야구에서의 마흔살은 공자가 지칭했던 나이와는 조금 다르다. 화려했던 시절과는 멀어지고 ‘은퇴’라는 단어가 더욱 더 가까워졌다.

NC 손시헌. 이석우 기자

1980년생으로 40살을 맞이한 NC 손시헌, 삼성 권오준, 롯데 송승준에게 2019시즌이 더욱 특별하게 와닿는 이유다.

손시헌은 자유계약선수(FA) 재계약 이후 두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그는 2017시즌을 마치고 2년 총액 1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2013시즌 후 4년 30억원의 NC로 이적할 때와는 온도차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해를 맞이했다. 함께 팀을 옮긴 ‘절친’ 이종욱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했고 코치로서 새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지난해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NC는 양의지를 4년 125억원에 FA 계약으로 영입하며 전력 보강을 했다. NC의 목표는 가을야구 재진입이다.

팀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 손시헌의 역할도 중요하다. 지난 시즌에는 왼 발목 부상으로 1군에서 67경기를 소화하는데 그친 손시헌은 타율은 1할8푼8리로 저조한 성적을 냈다. 손시헌이 자리를 비운 동안 NC는 마땅한 주전 유격수감을 찾지 못했다. 새 시즌에도 손시헌이 유격수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손시헌이 다시 4할대의 장타율을 기록한다면 팀이 상승세를 탈 수 있다. 손시헌은 4할대 출루율을 기록했던 2016시즌(4할2푼2리), 2017시즌(4할4푼7리)에 3할 타율을 올리며 팀의 가을야구행을 이끌었다. 지난해 장타율은 2할6푼6리로 저조했다.

삼성 권오준은 ‘왕조’시절을 이끌었던 선수 중 하나다. 이제 삼성 마운드에 남은 ‘왕조 멤버’는 윤성환과 권오준 둘 뿐이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세 차례나 받으면서도 묵묵히 팀의 자리를 지켰다.

팀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입지가 좁아졌지만 최근 3시즌 연속 4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새 시즌에도 권오준은 40경기 이상을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 필승조 심창민이 상무에 입대해 불펜 재정비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베테랑 선수들의 가치가 하락하는 가운데 권오준이 건재함을 알린다면 삼성 불펜의 고민을 덜 수 있다.

롯데 송승준도 세월이 야속한 선수 중 하나다. 2007년 해외파 특별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줄곧 선발진을 지켰지만 2016시즌부터 하락세를 겪으며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신세가 됐다. 양상문 롯데 감독도 송승준을 선발이 아닌 롱릴리프 자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송승준은 단 한 번도 가지지 못한 우승반지를 거머쥐겠다는 마지막 희망을 키우고 있다. 송승준은 롯데가 5년만의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2017년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11승 5패 평균자책 4.21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승 4패 평균자책 6.15로 다시 부진했다. 송승준이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시 4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해줘야 우선 목표인 가을야구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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