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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스페인판 ‘갓 탤런트’ 한국인 최초 본선 진출 김병선 “멋있는 모습 보이겠다”(인터뷰)

KBS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스페인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갓 탤런트 에스파냐’ 본선에 한국인 최초로 진출한 김병선. 사진 본인 제공

“남들이 할 수 없고 하지 않을 일들을 하라.”

여성으로서 최초로 대서양을 건넜던 미국의 비행사 아밀리아 에어하트의 말이다. 가지 않은 길은 항상 두렵기 마련이지만 완주하는 이들에게는 세상 무엇에 비할 수 없는 기쁨을 준다. 최근 대한민국의 한 청년이 이역만리 스페인에서 그것도 현지언어와 공감대에 능통해야 하는 개그 콘텐츠를 갖고 최고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의 본선에 올랐다.

KBS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개그콘서트> 등에 이름을 내밀었던 김병선은 현재 스페인 방송사 ‘뗄레씬고(Telecinco)’에서 방송 중인 <갓 탤런트 에스파냐(Got Talent Espana)>에 출연해 한국인 최초로 본선무대에 올랐다. 한국에서 <개그콘서트>에 고정적으로 출연한다고 하면 개그맨으로서는 어느 정도 안정된 지위를 차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K-코미디’의 미개척지 스페인으로 홀연히 떠났고 스페인에 새로운 한류의 싹을 틔우고 있다. 서울대 체대 출신으로 어느 날 갑자기 개그맨이 됐던 것처럼, 그가 스페인 TV에 등장한 것은 모두 ‘전인미답’을 향한 열정의 산물이었다. 이하 스페인 현지에 있는 그와의 일문일답.

- <갓 탤런트 에스파냐> 본선 진출을 축하한다. 스페인어는 어떤 계기로 배우게 됐나.

“KBS 28기 공채 개그맨으로 2013년부터 활동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속으로 페루에서 체육을 가르치며 군 대체복무를 했었다. 그때 라틴어를 많이 배웠다. 이후 한국에서 데뷔해 활동하다 우연히 2016년 페루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 다시 페루를 찾으면서 내 스페인어 개그가 현지에서도 먹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카페와 바를 돌아다니며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오픈 마이크’ 행사를 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KBS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스페인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갓 탤런트 에스파냐’ 본선에 한국인 최초로 진출한 김병선의 현지 방송 출연장면. 사진 본인 제공

- <갓 탤런트>에 출전한 계기는.

“지난해 8월부터 예선에 참여했다. 거리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면서 만났던 현지 개그맨 동료들에게 추천을 받았다. 참여를 해보니 한국의 시리즈와 비슷하더라. 예선을 하고 본선에 오른 후 7명이 추려져 결승을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 스페인에서는 어떠한 개그 콘텐츠를 선보이나.

“언어 실력보다는 공감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래도 한국보다는 조금 표현 수위가 높고, 성적인 농담에도 관대한 편이다. 나는 공감대를 주기가 쉽지 않아 내 단점을 내세워 ‘자학개그’를 주로 펼치는 편이다.”

- 왜 편안한 국내 활동을 내려놓고 도전에 나서게 됐을까.

“국내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던 것 같다. 일단 페루에서 새로운 영감을 받았던 게 컸고 그 과정에서도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난 늘 재미만 보고 스스로를 내던지는 편이다. 두루뭉술하게 시작한 일들이 현지에서 부딪쳐보면 형태를 잡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 유튜브로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했다. 아무래도 현지 활동을 하려다 보니 수입이 필요했다. 그래서 유튜브 활동도 시작했다. 다행이 구독자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 6개월 여 만에 4만9000명 정도가 봐주신다. 내 이름 ‘김병선’과 스페인어로 코미디언을 뜻하는 ‘코미꼬’를 검색하시면 보실 수 있다.”

KBS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스페인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갓 탤런트 에스파냐’ 본선에 한국인 최초로 진출한 김병선. 사진 본인 제공

- 라틴어 개그로 스페인에 도전하고, 그 성과물을 낸 소감은?

“기분이 좋았다. 스페인에 왔을 때도 사실 스탠드업 코미디를 알지 못했다. 무턱대고 왔는데도 결국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었고 많은 기회가 있었다. 앞으로는 유튜브를 중심으로 여러 라틴어 국가에 가서 영상을 찍고 국내에 돌아와서 편집을 하는 등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꿈이 강연을 하는 사람이라 그 소재가 될 특별한 경험들을 하고 싶다.”

- 앞으로의 각오와 <갓 탤런트> 본선무대에 임하는 각오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스페인에 온 목표는 벌써 이뤘다고 생각한다. 사실 예선에서 너무 많은 지원자들이 떨어져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기왕 이렇게 된 것 본선 무대에는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한국인으로서 멋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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