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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분석] 이제는 ‘자체제작돌’이 대세…팀내 작곡가, 프로듀서 둔 팀들 ‘봇물’

최근 두 번째 미니앨범 ‘아이 메이드’를 발매한 걸그룹 (여자)아이들.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아이돌 그룹 가수를 키우는데 있어서는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K팝, 그동안은 춤과 노래, 무대매너 등 가수의 기본적인 덕목이 이들의 성공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하지만 그룹과 개인의 캐릭터를 중요시 하는 ‘리얼리티’의 시대가 되면서 예능감, 연기력, 진행능력 등 가수 외적인 자질도 중요한 덕목이 됐다.

이제는 아이돌 가수를 평가하는데 있어 한 차원 더 나아가 스스로 음악적 지향성을 정립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요소다. 즉 ‘자신이 직접 음악을 만들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진 것이다. 작사, 작곡을 하고 이를 앨범에 수록하며 프로듀서 역할을 자임하는 아이돌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최근 새 앨범을 낸 아이돌 가수 중에서는 팀 멤버의 이름이 작사, 작곡 크레딧을 장식하거나 아니면 앨범의 거의 대부분의 곡에 참여한 이들의 이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룹 핫샷의 멤버이면서 지난 1년6개월 동안 워너원의 멤버로도 활동한 하성운은 지난달 28일 낸 자신의 첫 솔로앨범 <마이 모먼트(My Moment)>에 수록된 다섯 곡 모두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거의 앨범 프로듀서의 입지로 참여한 것이다. 이미 워너원의 앨범 수록곡 ‘불꽃놀이’를 통해 작사, 작곡 능력을 보여줬던 하성운은 솔로앨범의 색을 좀 더 자신과 가깝게 칠하기 위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노선을 택했다.

최근 솔로앨범 ‘마이 모먼트’를 발매한 가수 하성운. 사진 스타크루이엔티

걸그룹 (여자)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6일 두 번째 미니앨범을 낸 이들은 아예 앨범 제목도 ‘직접 만들었다’는 의미의 <아이 메이드(I MADE)>로 지었다. 데뷔곡 ‘라타타(LATATA)’와 싱글 ‘한(ㅡ)’을 작사, 작곡했던 멤버 전소연이 이번 앨범에는 다섯 곡 중 네 곡에 참여했다. 또한 태국인 멤버 민니 역시 수록곡 ‘블로우 유어 마인드(Blow Your Mind)’ 작곡에 참여해 걸그룹 최초로 ‘자체제작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연말 미국 최대의 라디오쇼 <징글볼 투어>를 통해 글로벌 아이돌로 한 단계 성장한 몬스타엑스와 EXID의 ‘남동생 그룹’으로 유명세를 탄 트레이 역시 팀 내에 작사, 작곡이 가능한 멤버가 있어 최근 낸 앨범에서 그들의 재기를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요즘 나오는 아이돌 그룹의 노래에는 멤버들의 참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이돌 가수들이 직접 팀의 노래를 만들고 주도하는 일은 시간을 거슬러가면 꽤 많은 사례를 볼 수 있다. 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이 ‘거짓말’ ‘하루하루’ 등을 히트시키면서 팀내 프로듀싱의 효용성을 알렸고 이후에도 2PM, 블락비 등 힙합이나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을 기반으로 한 음악을 하는 팀들이 팀내 프로듀서를 뒀다.

그룹 세븐틴. 사진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아무래도 이러한 시스템이 아이돌의 대세가 되고 이후 ‘작곡 아이돌’ 탄생의 원인이 된 것은 ‘자체제작돌’로 불리는 2010년 중반 이후 아이돌들의 활약 때문이다. 그룹 방탄소년단은 RM, 슈가, 제이홉 등 음악 생산이 가능한 멤버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해 전세계적인 공감을 얻었고, 그룹 세븐틴은 팀의 음악적 리더 우지의 실력을 바탕으로 ‘자체제작돌’의 명성을 얻었다. 그룹 펜타곤과 스트레이키즈 역시 팀 내 멤버들의 활발한 작사, 작곡을 통해 좀 더 그룹의 색깔을 일찍 잡을 수 있었다.

멤버가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하고 프로듀서가 된다는 일은 일회적으로 매번 외부작곡가에게 자신들의 의도를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팀의 정체성을 잡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각종 저작권의 수입은 물론이고 ‘자체제작돌’의 명성은 아이돌 가수가 이후 아티스트의 단계로 변신수월한 모멤텀을 제공한다. 실제 많은 연습생들이 작곡관련 트레이닝을 받고 있으며 이는 최근 ‘자체제작돌’의 봇물로 이어졌다.

(여자)아이들의 멤버 전소연은 “데뷔 전 연습생 시절부터 자작곡 평가를 많이 하고 있다. 팀 내 한 두 명의 작곡 멤버가 있으면 결국 전체 멤버들의 음악적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 경향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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