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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바 전 대통령·빌 게이츠가 추천한 책 ‘팩트풀니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천사에서 “타고난 편견을 넘어 사실을 밝혀낼 때 인간은 진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일깨워 준 희망적인 책”이라고 찬사를 보낸 책이 국내에 출간된다.

빌 게이츠는 미국 대학 졸업생 전원에 주는 선물로 이 책을 선택했다. 졸업생임을 증명만 하면 전자책을 다운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인도주의 단체 ‘국경없는의사회’와 갭마인더재단을 공동으로 설립한 스웨덴 의사이자 통계학자인 한스 로슬링(1948~2017)의 유작 ‘팩트풀니스(Factfulness)’(이창신 옮김·김영사)가 출간 됐다.

이 책은 가짜뉴스들과 확증편향이 기승을 부리는 현대사회에 강한 사실(팩트)을 바탕으로 사건을 확대 해석하거나 관점을 왜곡하지 않고 냉철하게 현실을 바라보는 법을 담았다.

로슬링은 인간이 침팬지보다 팩트를 더 모른다고 지적한다. 이를 증명하고자 그는 세계 보건·교육·경제 분야 통계를 바탕으로 13가지 질문을 만들어 세계 각국 사람들에 물어보는 실험을 한다.

13개 문항은 저소득 국가들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여성 비율, 세계 인구의 다수가 사는 나라들의 평균 소득 수준, 전기를 공급받는 인구 비율, 지난 20년간 세계 극빈층 인구 비율 변화 등이다.

평균 정답률은 2017년 한국을 포함한 14개국 1만2000명에게 질문한 결과 13번 문항을 뺀 열두 문제 중 정답 개수는 평균 2개였다. 참여자 중 15%는 0점을 맞았다.

저자가 놀란 부분은 노벨상 수상자와 의료계 연구원 가운데 형편없는 점수를 받는 사람이 많았다는 점이었다. 전문지식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침팬지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지는 않았으나 가설은 선입견에 빠져 정답을 피해 가는 인간과 달리 단순히 확률로만 따져도 보기 셋 중 정답을 고를 확률이 33%이다. 정답을 맞힌 문제 개수로 치면 평균 4개로 인간 보다 두 배가 많다

저자는 설문에 응한 사람들이 세상을 실제보다 더 무섭고 폭력적이고 가망 없는 곳으로 여겼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런 확증 편향 때문에 팩트를 있는 그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3번 문제로 출제가 된 ‘지난 20년간 세계 극빈층 비율 변화’에 대한 문제는 정답률이 7%로 뚝 떨어졌다. 10명 중 1명도 안 되는 사람만 정답을 맞힌 것이다. 거의 두 배로 늘었다거나 거의 그대로라고 답한 사람이 절대다수였지만 팩트는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였다. 헝가리는 정답률이 2%로 최하였고, 대한민국도 4%로 만만치 않았다. 한국 국민은 팩트보다 편향에 의존하는 축에 속한다는 결론이 나올만한 수치다.

왜 우리가 침팬지보다도 세상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자에 대해 저자는 세계와 주변을 파악하는 감각에 오류가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언론의 보도 방식과 태도도 이런 현상에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언론은 극적이고 부정적인 소식을 주로 다루고 프레임을 맞추기 때문이다.

한 예로 2016년 태어난 신생아 1억4천100만명 가운데 사망한 아기는 420만명에 달한다. 420만명의 아기가 피지도 못하고 지다니 끔찍하다. 사망률은 3%다. 하지만 1950년 신생아 9700만명 중 사망자는 1440만명이다. 신생아 100명 중 15명이 첫돌 전에 숨졌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영아 사망률은 크게 낮아졌다.

또 다른 ‘팩트’는 1970년대와 비교할 때 오늘날 재해 사망률은 10분의 1로 감소했다. 세계 문맹률은 10%로 줄었고 초등학교 교육을 받은 세계 여성은 90%로 늘었다. 예방접종을 받는 아동 비율은 90%를 실현했고 세계인 85%가 전기를 공급받는다. 노예 상태인 사람의 비율은 19세기 초와 비교하면 통계상 제로(0) 수준으로 떨어졌다.

저자는 ‘팩트 파인딩’을 통해 희망을 찾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갖기를 기원한다. 무지는 야만과 폭력을 부르고 세상의 발전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팩트풀니스(factfulness)란 ‘사실충실성’이라는 의미로 번역된다.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관점을 가지라는 저자의 조언이 스며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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