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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현장]정태춘·박은옥 데뷔 40주년 기념 ‘40프로젝트’…뜨겁고 유의미한 첫 발걸음

가수 정태춘·박은옥 ‘40프로젝트’ 기자간담회. 사진제공 정태춘 박은옥 40프로젝트 사업단

정태춘은 ‘전설’이라는 표현에 당당할 수 있는 음악인이다.

그는 80년대 노래하는 ‘음유시인’이라 불리며 대중적 인기를 모았다. 또한 가사를 통해 희망했던 것들을 노래하며 사회적 실천을 보여줬다. 특히 공연윤리위원회 사전심의에 저항하며 폐지를 이끌어 오늘날 가수들에게 표현의 날개를 달아주었다.

7일 서울 충무로 아트센터에 정태춘-박은옥 부부가 가요계 40주년을 기념해 <40프로젝트>를 알리기위해 오랜만에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기타를 맸다.

음악 활동을 하지 않았던 정태춘이 그간 작업해온 붓글 작품을 공개하는 시간도 있었다. 그는 마이크 대신 붓을 잡고 꾸준히 자신의 생각, 시대 정신을 표현해왔다. 40주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정태춘은 그답게 짧게 이야기를 전했다.

“개인적으로 특별한 소회는 없어요. 이미 노래 창작을 접은지 오래고 시장을 빠져나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저 40주년 기념 활동을 하자는 주변인들과 팬들의 반응을 보면서 ‘나는 복이 많은 사람이구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특별한 소회는 옆에서 묵묵히 그를 지켜본 아내이자 음악 동료 박은옥이 덧붙였다.

“정태춘의 이야기 중 ‘내 초기 노래는 개인의 일기였다면 80년대 후반부터는 우리 모두의 일기였다’라고 했는데 가장 적합한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서정적 가사에서 사회적 내용으로 가사가 바뀐 시점부터 일부 실망하는 팬들도 있었지만 40년 돌이켜보면 관통하는 한 가지가 있어요. 정태춘의 모든 노래에는 서정성과 서사성이 있어요. 가요 사전 검열 폐지를 위해 6년간 혼자 외롭게 싸웠고 결국 후배들에게 다양한 자기 이야기를 할 수있도록 한 점은 정태춘이 가장 잘한 일이라 생각해요.”

<40프로젝트>는 두 사람의 노래 인생을 다채로운 그릇에 담는다. 먼저 4월부터 정태춘-박은옥 데뷔 40주년 기념 콘서트 ‘날자, 오리배’를 연다. 제주, 서울, 부산 등 전국 15개 도시를 순회공연한다. 또한 기념 앨범 <사람들2019>를 발매한다. 정태춘의 시를 담은 시집, 가사집, 비평집을 순차적으로 발매한다.

“전국 순회 콘서트는 제 마지막 11집 수록곡 ‘날자, 오리배’에서 제목을 따왔어요. 기념 앨범은 우리 딸(가수 정새난슬)이 구체적인 콘셉트를 정해줬죠. ‘늙은 목소리로 젊은 시절 노래를 부르자’라구요. 옛 노래만으로 채우는 건 아쉬워서 지난 1월에 만든 노래를 넣었고 또 ‘사람들’이란 노래는 지금 시점으로 바꿔 개사해 수록했습니다. 제가 절판을 시켰던 시집 <노독일처>를 복간하고 <슬픈 런치>라는 새 시집과 함께 냅니다. 에세이 비슷한 회고록도 내고 음악평론가 강헌아 평론집을 준비하고 있어요. 다큐멘터리 음악 영화를 지난 연말부터 촬영하고 있구요. <프로젝트40>은 이렇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새삼스럽지만 두 사람에게 ‘인생에서 노래란 무엇인지’ 근원적인 질문을 던졌다. 부부는 ‘노래는 인생의 전부’라고 이구동성 말했다.

“시골 농촌 마을 초등학생이 우연히 기타를 만났고 바이올린을 배우면서 창작을 시작했고 엉겁결에 가수가 됐죠. 마구 진행된 노래 인생이었어요. 내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열정을 다했고 노래는 제 인생의 전부가 됐어요. 내 존재, 내 실존적 고민 그리고 세상에 관한 메시지를 담을 수 있었으니까요.”(정태춘)

“다시 태어나더라도 다시 음악인이되고 싶어요. 그런데 한 가지 소망을 곁들이면 정태춘처럼 재능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목소리로만 노래를 표현했어요. 글을 쓰고 만들지 못했으니까요. 음악이 없는 삶을 생각해보지도 않았어요. 그러니 다음 생에도 노래하는 삶이면 좋겠어요.”(박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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