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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우승주역 켈리는 왜 보너스를 한 푼도 못 받았나

전 SK 투수 켈리. 연합뉴스

지난해 프로야구 SK를 우승으로 이끌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메릴 켈리는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상당한 금액의 우승 보너스가 나왔지만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복잡하게 얽힌 세금 규정 때문이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 어슬레틱은 최근 켈리와 조쉬 린드블럼, 트레이 힐만 등 KBO리그에서 활약한 이들의 인터뷰와 함께 ‘복잡한 세금’ 문제를 전했다. 켈리는 KBO리그에서 5년을 뛰었고, 외국인 선수에 대한 세금규정이 복잡하게 바뀌면서 문제가 벌어졌다. 켈리에 대한 세금 과세 기준이 바뀌었고 미납 세금이 많아졌다. 미납 세금 압류 때문에 켈리는 2018시즌 후반기를 사실상 ‘무료’로 뛰어야했다. 우승 기여도 A급으로 평가받았지만 우승 보너스는 모두 압류됐다.

여전히 미납분이 남아있다. 켈리의 에이전트 맷 사스닉은 “켈리도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세금 규정이 바뀌면서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의 신분에 따라 세율이 달라지는 문제가 벌어졌다. ‘항구적 주거’가 한국으로 판정될 경우 세율이 높아진다. SK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켈리는 미혼인데다 미국 내 소유한 집이 없어서 ‘내국인’ 규정이 적용됐다. 힐만 감독은 가족이 미국에 살고 있고, 소유 부동산이 있어 ‘항구적 주거’가 미국으로 판정돼 그나마 낮은 세율이 적용됐다.

켈리 외에도 헨리 소사, 헥터 노에시 등 여러 선수들이 세금문제 때문에 KBO리그에서 뛸 수 없게 됐다. 바뀐 세금 규정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미납 금액이 커졌기 때문이다. SK 관계자는 “이중 과세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켈리의 에이전트와 8개월 동안 애를 썼지만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같은 문제가 재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두산의 조쉬 린드블럼은 디 어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세금 규정에 대해 이제 굉장히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힐만 감독 역시 “한국에서 뛸 선수들은 이 부분에 대해 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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