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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희 마지막 경기에 눈물 바다된 코트

승장도, 패장도, 코트를 함께 누볐던 선수들도 그의 이름을 말할 때 모두 눈물을 글썽였다. 아쉽게 7연패의 꿈을 접고 은퇴하는 ‘레전드’의 퇴장에 코트에서 함께 정을 쌓았던 사람들은 아쉬움과 고마움을 나타냈다.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임영희’의 이름을 말하는 순간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아쉬운 패배 속에 선수 생활을 마감한 베테랑 임영희와의 지난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18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전에서 68-75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챔프전 진출에 실패했다. 감독 부임 후 통합 6연패를 이뤄냈던 위성우 감독은 7번째 시즌에서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위 감독은 챔프전 진출 실패에 대한 아쉬움보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코트에서 물러나는 임영희 때문에 감정이 복받쳤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 아산 | 양승남 기자

위 감독은 “오늘 아침 슈팅 훈련하는 영희에게 말을 건네다 ‘이게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에 울컥했다”고 털어놨다. 위 감독은 임영희 이름을 언급하며 몇차례 눈물을 쏟길 반복했다. 그는 “나이 40인데 나한테 혼나고 욕먹으며 생활했다”면서 “그런데 내색도 안했는데 미안하다. 감독 생활을 하며 영희라는 선수를 만나 정말 즐겁고 고마웠다”고 진심을 전했다. 위 감독은 고마움과 미안함이 교차한 듯 “어떻게 보면 이렇게 끝내주는 것이 더 부담을 안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위 감독은 “마지막까지 잘해줘서 정말 고맙고 6연패 하면서 많이 힘들었는데 내색 안 해준 것도 고맙다”고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승장인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도 “마흔살까지 톱 플레이어로 남아있는게 쉽지 않다. 20년 동안 고생했으니 마음 편히 앞으로 좋은 앞길이 펼쳐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챔프전 진출의 두 주역인 박하나와 김한별도 선배의 퇴장에 경의를 나타내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박하나는 임영희 얘기를 꺼내며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박하나는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임영희에게 “언니 플레이오프에서 같이 죽자”며 도발을 했다. 그만큼 친했기에 가능한 애교섞인 도발이었다. 박하나는 “처음 신세계에 입단했을때 영희 언니가 룸메이트였다. 한 시즌 같이 뛰고 우리은행으로 이적했는데 대표팀에서도 늘 보고 배웠던 언니”라고 소개했다. “신세계 시절 숙소에서 언니가 김치수제비를 해먹었던 추억을 얘기한다”며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박하나는 “언니 그동안 고생 많았고 새로운 출발을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경기 후 언니가 꼭 우승하라고 말해줘 고마웠다”고 말했다.

김한별도 “영희 언니의 마지막 경기여서 슬프기도 하다. WKBL과 팀, 국가대표에 큰 기여를 했고 나도 많이 도와줬는데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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