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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TV연구소]‘눈이 부시게’ 좋은 드라마의 표본

‘눈이 부시게’ 배우 김혜자, 한지민, 남주혁. 사진제공 JTBC

<눈이 부시게>의 마지막은 대사 한 줄까지 완벽했다.

초반에 강력한 임팩트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드라마는 많다. 그 눈길을 마지막회까지 잡아두는 드라마는 많지 않다. 누리꾼들은 ‘용두사망’이라는 표현으로 이런 드라마들을 비꼬기도 한다.

JTBC 월화극 <눈이 부시게>에게 특별한 시작은 없었다. 톱배우 김혜자, 한지민을 앞세우고 다소 심심한 출발이었다. 세대간 이루어지는 흔한 타임루프 드라마라고 보는 시선도 있었다. 그저 배우 손호준의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를 보는 것이 초반 관전포인트였다.

중반을 넘어서며 이야기는 달라졌다. 소녀감성 어린 김혜자의 눈빛 연기, 한지민의 강하고 치열함을 담아낸 엄마 연기, 안내상의 우울 연기까지… 배우들의 합이 맞아 폭발하는 시너지는 그저 감탄사을 자아낸다.

게다가 전반과 중반에 엉클어진 복선들은 후반부에서 달인의 손길을 거친 듯 단번에 해결됐다. 다른 시대를 살아왔던 인물들이지만 시간을 초월한 메시지의 힘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또한 12부작 사전 제작은 드라마의 질을 높이는 작업이라는 유의미한 흔적도 남겼다. 작법, 연기, 연출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드라마였다.

안동대 융합콘텐츠학과 김공숙 교수는 “드라마는 일명 ‘헬조선’이라 부르며 세상에 자조를 보내며 좌절하고 냉소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오늘 하루를 순간순간 잘 살아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눈이 부신지’ 보여줬다”라며 “좋은 드라마는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논쟁적 질문을 던지며 삶에 대해 더욱 깊이 느끼고 성찰하게 만드는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교수는 ‘김혜자의 내레이션’으로 여운을 남긴 엔딩 장면에 대해 “완벽한 마무리였다. 좋은 결말의 정석을 보여준 다른 작품으로는 <밀회>가 있다. 이선재(유아인)가 모차르트 곡을 연주하며 ‘햇빛이 나건, 비가 오건, 기분이 좋건 울적하건, 매일 그날의 얘기를 들려줘요. 또 그게 다 인생이라고 말해요. 나직하지만 체념은 절대 아니에요’라는 대사와 같은 맥락이다. ‘내가 누릴 수 있는 것은 바로 오늘뿐. 마음껏 누린 오늘이 모여 과거가 되고 내 미래가 되지 않겠는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작가의 말이다”라고 평했다.

‘찬란한 것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바로 오늘이다’ 이 드라마가 주인공의 삶을 통해 전하는 소중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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